미얀마 저항 시인 켓 띠(45)가 9일(현지시간) 몽유와 지역 병원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그의 부인이 BBC 버마어 뉴스를 통해 전했다. [현지 매체 더친익스프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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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머리에 총을 쏘지만 혁명은 심장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미얀마 저항 시인 켓 띠(Khet Thi,45)가 미얀마 시가잉 지역에서 심장을 포함한 장기가 모두 제거된 채 9일(현지시간) 시신으로 돌아왔다. 켓 띠는 미얀마 시민들의 머리를 조준 사격하는 군부를 비판하면서 “혁명은 심장에 있다”는 시를 썼다. 켓 띠의 부인은 군의 연락을 받고 찾아간 병원에서 “켓 띠의 심장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아무 것도 묻지 않고 돌아왔다고 BBC 버마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켓 띠는 전날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역에서 무장 군인과 경찰에게 심문을 받고 체포됐다. 켓 띠의 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저도 심문을 받았고, 그들로부터 (어제) 남편이 심문센터에 있다고 들었다”면서 “하지만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BBC는 켓 띠의 부인이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남편의 행방은 다음 날, 사가잉으로부터 100㎞ 떨어진 몽유와 지역에서 확인됐다. 그는 “군이 아침에 전화를 걸어와서 몽유와에 있는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 처음에는 남편이 팔이 부러졌거나 다쳤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도착해보니 남편은 영안실에 있었고 장기가 모두 제거돼 있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부인에게 “심장에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인은 병원의 설명이 내장이 제거된 채 사망한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해 더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다만 군부에게 시신을 달라고 간청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사건의 진상을 확인하고자 군과 병원에 연락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켓 띠가 심문 센터에서 고문을 받은 뒤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쿠데타 이후 780명이 군부의 무력 진압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켓 띠는 군부 쿠데타 이후 세 번째로 사망한 저항 시인이다. 켓 띠는 시에 집중하기 위해 2012년에 엔지니어로 일하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스크림과 케이크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는 쿠데타 발생 2주 후 이런 시를 남겼다.
“나는 영웅이 되고 싶지 않다. 나는 순교자가 되고 싶지 않다. 나는 나약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나는 바보가 되고 싶지도 않다. 나는 불의를 지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만약 내 생에 남은 시간이 1분이라면 그 시간만이라도 내 양심이 깨끗하길 바란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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