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협회장이라는 분, 정말 자신을 임명해 준 신문사 외에는 안중에도 없군요.
이대로라면 ABC협회의 공정성이나 독립성을 기대하기 좀 어렵겠는데요.
◀ 박진준 ▶
네, 신문사가 예산부터 회장까지 좌지우지하는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ABC협회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 얘기입니다.
◀ 성장경 ▶
ABC제도, 그러니까 신문나 잡지의 부수가 얼마냐, 검증해 주는 제도죠.
이 제도가 우리나라만 있는 건 아니고 해외에서도 운영되고 있죠?
◀ 박진준 ▶
네 그렇습니다.
미국형은 우리처럼 ABC협회 속에 전문 조사원을 두는 방식이고요.
영국형은 ABC협회가 인증한 공인회계사가 조사하는 방식입니다.
◀ 성장경 ▶
중요한 건 두 경우 모두 철저하게 독립성이 보장된다는 거겠죠.
◀ 박진준 ▶
네, 이번 부수 조작 논란이 남긴 우리 신문 산업의 숙제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지난 2004년 미국 신문업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댈러스 모닝뉴스 등 유력 일간지들의 부수조작 사실이 공개된 겁니다.
사망한 구독자나 불타 없어진 집주소를 구독자 명단에 포함시켰다는 양심고백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댈러스 모닝뉴스는 일요판은 5%, 평일판은 1.5% 부풀렸다고 시인했고 독자와 광고주에게 사과했습니다.
또 2천여명의 광고주에게는 2300백만 달러를 보상하기도 했습니다.
[임영호/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그 체제를, 규칙을 위반한 언론사에 대해서 그에 상응하는 징벌을 내렸죠. 그래서 다른 언론사에도 규칙을 위반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준겁니다."
비슷한 시기, 한국에서도 신문 부수 뻥튀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중앙일보의 유료부수가 그해 갑자기 늘자, 조선과 동아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선 겁니다.
그러나 신문사들끼리 신경전만 벌이다 흐지부지 됐습니다.
2008년에도 경향신문이 ABC협회 직원 내부폭로를 근거로 조선일보의 부수조작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그 때도 진짜 유료부수는 얼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넘어갔고, 13년만인 올해 비슷한 의혹이 또 불거진 겁니다.
이번에는 여당 의원들이 신문사와 ABC협회를 고발까지 하고 나섰습니다.
[김승원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 (3월 17일 기자회견)]
"ABC협회와 조선일보는 명백히 공정 거래법을 위반한 면도 있습니다. 우리는 국가수사본부에게 요청드립니다. 신속한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신문사들의 비협조에 언론탄압 논란까지 반복될 경우, 의혹규명이 끝까지 이뤄질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참에 ABC협회나 제도 자체의 근본적인 개혁을 고민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ABC 협회가 신문사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도록 회장과 이사회 선임 방식을 바꾸자는 겁니다.
또 만일 그게 어렵다면 ABC 협회의 역할과 권한을 다른 기관으로 넘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심영섭/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
"현재 있는 법령에 한국ABC협회에 가입한 신문사에 대해서 정부 광고, 혹은 기타 후원금 등을 집행하게 된 기준을 바꿔서, 예를 들면 한국언론진흥재단 같은 곳에서 인증을 해주는 거죠. 유통 부수를."
또 종이신문 몇 부를 돈 받고 팔고 있는지로 영향력을 잴 게 아니라, 모바일 시대에 걸맞는 평가 지표 개발도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심영섭/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
"사실 종이 신문보다는 인터넷 영역에서 더 많이 유통이 되고 있고, 정보가. SNS에서 이미 정리되고 있거든요. 이 모두를 통합해서 전체 이용자 수를 파악할 수 있는 그런 지표가 필요하거든요."
뉴욕타임즈의 2020혁신 보고서.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기사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과 함께, 신문 지면을 축소한다는 계획도 있습니다.
뉴욕타임즈의 작년 유료 구독자는 752만명을 돌파했고, 이 중 90%가 온라인 독자입니다.
[뉴욕타임즈 혁신보고서]
"우리는 구독자 중심의 비즈니스를 추구한다. 우리는 사이트 접속 클릭 수를 높이거나 소액 광고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은 강력한 저널리즘 콘텐츠를 공급하여 전 세계 수백만 명의 독자들이 기꺼이 돈을 내고 우리 기사를 읽게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광고 매출보다는 구독 매출에 주력하겠다는 겁니다.
우리 신문들도 지금처럼 유료부수 숫자나 포털조회수에 연연해서는 생존자체를 위협받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 성장경 ▶
클릭수와 광고가 아닌 제대로된 기사로 독자들에게 평가를 받겠다는 뉴욕타임즈의 혁신 보고서 내용이 참 인상 깊습니다.
◀ 허일후 ▶
우리 언론은 현재 어떤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지 냉정한 성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끈질긴 탐사저널리즘 스트레이트, 저희는 다음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박진준 기자(jinjunp@mbc.co.kr)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