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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기고]청년들을 위한 최고의 복지는 '좋은 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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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원내대변인)] 청년들에게 현금을 주자는 '현금 살포 공약'들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대학 미진학 청년들에게 세계 여행비로 1000만원을 주겠다는 일명 '한국형 갭이어' 정책을 제안했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군 전역자에게 사회 출발자금 3000만원을 지원하자는 주장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스무살이 되는 사회초년생에게 적립식으로 총 1억원을 지급하겠다는 '미래씨앗통장'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처음에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의 공약이 아닌지 착각했다. 나 같아도 혹할 만한 공약들이었다. 그럼에도 이들의 공약이 공허하게 들리는 까닭은 이들이 정책 실현에 필요한 재정부담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진학률은 70% 정도다. 고등학교 졸업자 중 30% 정도인 13만7485명이 대학을 진학하지 않았다. 대학 미진학 청년들에게 세계여행비로 1000만원씩 주면, 1년에만 13조 7000억원 이상이 든다. 매년 13조 이상 드는 정책이 과연 얼마나 지속가능한가. 군 전역자에게 사회 출발자금으로 3000만원을 지원하자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회초년생에게 1억원씩 지급하겠다는 공약은 나랏돈이 얼마나 들어갈지 감히 계산도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로 인한 막대한 재정부담은 결국 청년들이 갚아야 할 '미래의 빚'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가부채는 1985조3000억원으로, 국민 1명이 갚아야 할 나라빚은 1635만원이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추경 예산과 문재인 정부 들어서 급격하게 늘어난 공무원 연금을 합한다면, 앞으로 청년들이 갚아야 할 빚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들은 마치 선심 쓰듯이 자신의 돈을 내어주는 듯 말하지만, 결국 청년들에게 줄 돈을 청년들 주머니에서 뺏는 것과 같다.

청년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다. 청년들이 사회에 자리 잡을 수 있는 질 좋은 일자리들이 늘어나야 하고, 주거 부담도 해소돼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돈을 뿌리는 '현금 살포 정책'으론 청년들이 진정 원하는 삶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미래 세대가 짊어질 빚 부담을 줄이면서도 청년들의 삶의 수준을 높이려면,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더라도 생산적인 지출로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민간 경제의 활력을 되살려야 한다. 그 어려웠던 IMF 시대에 부모는 자녀의 교육이라는 성장 동력에 투자한 것처럼, 코로나19라는 위기상황에도 우리는 '미래 먹거리' 산업에 적극 투자해 청년들이 자신들의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실제 일본은 과감한 규제 완화와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으로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되찾았다. 일본 정부가 눈 찔끔 감고 법인세까지 깎아 주자 해외로 나간 기업들이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캐논과 파나소닉 등 중소·중견 제조업체들이 해외 공장을 접고 일본 열도로 속속 유턴했다고 한다. 우리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코어에 있는 산업의 경우, 과감한 세재 지원과 규제 완화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키워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청년들에겐 '희망 고문'이 아니라, 희망을 현실로 바꿔주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필요하다. 설익은 '선심성' 청년 공약 경쟁이 아닌 '지속 가능한' 청년 공약 경쟁으로 나아가자. 청년들이 원하는 취업난과 주거부담 해소, 채용 절차의 공정성 향상 등에 대해서 보다 정교하고 신중하게 논의하자. 우리 21대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렇지 않으면, 청년들은 분노와 촛불로 국회에 응답할 것이다.

머니투데이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부대표. /사진=강민국 의원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원내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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