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당대표' 깃발을 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차기 총선에서 현 지역구인 송파갑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당이 필요로 할 경우 총선에 아예 나서지 않겠다고까지 밝혔다.
국민의힘과 같은 보수정당 입장에선 '텃밭'으로 불리는 자신의 지역구는 물론 차기 총선 '뱃지'를 포기하면서까지 당 대표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은 청년들에게 미래를 약속했다. 하지만 누구도 그 약속을 믿지 않는다"면서 "지난 총선 때 우리 당은 '퓨처메이커'라는 이름으로 청년들을 험지로 내몰았다. 그리고 지금,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4.15 총선 당시 젊은 신인들이 소위 '험지'로 분류되는 곳에 출마했다가 대거 낙마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이어 "이제 우리는 '퓨처메이커'들에게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믿음을 얻는 방법은 자기희생뿐이다. 송파에 살고 싶어 송파에서 출마했지만, 당의 미래를 이끌겠다는 사람은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청년들에게 양보해야 한다"고 밝히며 차기 총선에서 현 지역구를 '미래세대'를 위해 포기할 것을 선언했다. 그는 매일경제에 "당이 필요로 한다면 송파갑 포기는 물론이고, 총선 불출마도 할 수 있다"고 부연설명했다.
김 의원은 "모든 것을 희생하려는 각오가 아니면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다음 총선 때 송파 갑은 '퓨처메이커' 중 한명이 대표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당 대표 자리는 다선을 위한 포석이 아니다. 누구보다 희생해야 하는 자리"라고 말해 이날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자신을 향해 "막무가내로 나이만 앞세워 정계 입문 1년밖에 안되는분이 당대표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무리""일찍 핀 꽃은 일찍 시든다"고 말한 데 대해 간접적 반박을 하기도 했다.
그동안 조해진·홍문표·윤영석 의원 등 다선 의원들의 출마선언이 있었지만 다소 잠잠하던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김 의원이 분명한 '참전의사'를 밝히고 이를 위한 '배수의진'까지 치면서 당권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조언을 듣기도 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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