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당 16명 언론·철학·노동 등 대안교과 병행
충북교육청이 미래형 대안고 단재고(가칭) 설립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하고 있다. 충북교육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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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1880~1936)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역사와 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고향에 학당을 열고, 망명지 중국 상하이에서도 박달학원을 설립해 후학 양성에 힘썼다.
‘청년 단재’를 기르는 고교 과정 대안학교가 그의 고향 청주에 설립된다. 충북교육청은 단재가 청주에 산동학당을 연지 120년이 되는 2024년 3월 미래형 대안 공립학교 단재고(가칭) 문을 연다고 9일 밝혔다. 단재고는 지난해 12월 교육부 재정투자 심의에서 설립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최근 충북도의회의 공모 설계비 등 관련 예산(6억8천여만원) 심의도 통과했다. 최병준 충북교육청 학교자치과 장학사는 “학교 설립을 위한 두 관문인 중앙(교육부)과 도의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단재고 설립이 본궤도에 올랐다. 오는 8월까지 설계 공모를 한 뒤 공사를 진행해 2023년 6월께 완공하고, 2024년 3월 개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교부금 등 162억원을 들여 청주 가덕중 자리 2만2141㎡에 들어설 단재고는 개별·모둠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가변형 교실 등 다양한 형태의 학습 공간이 구축된다. 이곳에선 학년별 2학급씩 6학급, 학급당 16명 등 96명이 공부한다.
충북교육청은 단재고를 학생 스스로 교육 과정을 짜고 주도적으로 공부하면서 사회적 공감능력, 생태적 감성, 창조적 상상력을 키우는 대안학교로 키워낼 계획이다. 충북교육청이 내놓은 단재고 교육 과정 예시를 보면, 국어·한국사·사회 등 보통교과와 대안교과, 봉사·자치 등 기타 활동이 함께한다. 학생들이 주도할 대안 교과는 철학·언론학·예술·스포츠·노동·인턴십 등 다양하다. 최 장학사는 “대개 학교가 정한 교육 과정을 학생이 이수하는 형태지만 단재고는 전교생 96명이 96가지 다른 교육 과정을 스스로 만들어 공부하는 곳이다. 대학·지역 사회 등과 연계한 개별·융합 수업이 자율적으로 공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 언론인, 역사학자, 교육자 등 참지식인 단재 신채호 선생. 단재 신채호 선생 기념사업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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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고라는 이름답게 단재 선생의 얼을 잇는 수업도 준비된다. 단재는 <황성신문>·<대한매일신보> 등 언론인을 거쳐 중국·러시아 등에서 항일 운동을 이어갔으며, ‘조선혁명선언’(의열단 선언)등 명문을 남기고 중국 뤼순 교도소에서 순국한 뒤 고향 청주에 안장됐다. 최 장학사는 “단재고는 애국을 바탕으로 언론·역사·교육 등 시공과 분야를 넘나든 단재의 발자취를 좇는 다양한 특성화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획일화된 교육을 넘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청년 단재를 양성하는 대안 교육을 준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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