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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반도체 대란 불똥, 디지털 피아노로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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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야마하 생산 차질 속

국내 공급 후순위 밀려 악순환

삼익악기·HDC영창 '반사이익'

대체수요 몰려 올초 매출 상승

"품귀 장기화땐 안심할 수 없어"

전 세계적인 반도체 대란의 충격파가 디지털 피아노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지털 피아노 제작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품귀 현상으로 세계 1위 피아노 기업 야마하피아노의 수급에 이상이 생기면서 삼익악기(002450)와 HDC영창 등 국내 디지털 피아노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기가 많은 디지털 피아노 제품의 경우 길게는 5개월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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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야마하피아노의 인도네시아 공장에 지난해 말부터 생산 문제가 발생해 디지털 피아노 수급 차질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악기 업계 관계자는 “야마하의 디지털 피아노를 국내에서 주문하면 짧게는 2개월, 길게는 5개월 뒤에나 제품을 받을 정도”라며 “생산되는 제품 중 극히 일부만 한국에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마하피아노 관계자도 “전자기기인 관계로 반도체 부족과 코로나19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야마하의 디지털 피아노 품귀 현상은 최근 전자·자동차 업계에서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반도체 품귀 현상과 궤를 같이한다. 고성능 반도체가 필수인 디지털 피아노 역시 핵심 부품 수급이 힘들어지면서 최종 제품 생산도 계속 뒤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피아노는 그랜드피아노급 음색을 정교하게 재생해야 하기 때문에 건반 하나하나 음원 용량 자체가 크고 이를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CPU)도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한다.

더구나 지난해 말 일본의 반도체 기업 아사히카세이마이크로칩(AKM) 공장 화재까지 발생해 디지털 피아노 시장 수급에 큰 영향을 미쳤다. AKM사는 고급 오디오 장비에 쓰이는 DAC(디지털·아날로그 변환 칩), ADC(아날로그·디지털 변환 칩) 등 오디오 칩을 생산한다. 업계에서는 AKM 공장 복구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AKM사는 지난달 공식 발표에서 “화재가 난 공장 복구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피아노 수요는 증가하는데 생산이 지체되자 야마하 본사는 중국·북미·유럽 등 대형 시장 위주로 물건을 먼저 공급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시장 공급 물량은 후순위로 밀리거나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피아노 수급 문제가 해결되려면 올해 말이나 돼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시장 위주인 삼익악기와 HDC영창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특히 디지털 피아노 제품군이 많은 HDC영창은 야마하피아노를 사려는 대기 수요까지 몰리며 오랜만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C영창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급난에 대비해 제품을 최대한 확보했다”며 “디지털 피아노 매출도 올 초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면 HDC영창 역시 디지털 피아노 수급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피아노 인구 감소로 악기 업계가 그동안 계속 침체 상태였는데 현재는 물건을 대기 힘든 수준”이라며 “수요 증가가 아닌 공급 문제기 때문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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