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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통을 자랑하는 기아 카니발이 3040세대의 '패밀리카'로 떠오르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카니발이 4년 연속 내수 판매 1위를 차지한 그랜저의 아성까지 위협하는 가운데 도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 현대 스타리아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수년간 내리막길을 걷던 국내 미니밴 시장이 차박 열풍에 힘입어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미니밴(CDV) 판매실적은 2만3716대로 전년 동기(9041대) 대비 162.3%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미니밴 판매실적은 6년 만에 9만대 선을 돌파할 전망이다.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자랑하는 미니밴은 한때 연간 10만대가량 팔려 나갔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흥행에 밀려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기아 카렌스, GM 대우 레조, 쉐보레 올란도,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 등이 잇달아 단종되면서 판매량은 2015년 9만6575대에서 2020년 6만4195대로 급감했다.
올해 미니밴의 부활을 이끈 주역은 기아의 4세대 카니발이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처음 출시된 카니발은 20여 년간 네 번의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승용형 미니밴 이다. 작년 8월 출시된 4세대 카니발은 다이내믹한 디자인에 SUV보다 더 넓은 실내공간, 첨단 안전·편의 사양, 스마트 커넥팅 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카니발의 올해 1~4월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한 3만2386대로, 포터(3만5973대), 그랜저(3만5545대)에 이어 2021년 모델별 판매순위 '3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아반떼와 쏘렌토, K5, 투싼, 쏘나타 등 인기 모델이 이었다. 카니발은 불과 4개월 만에 작년 연간 판매실적(6만4195대)의 절반 이상을 달성했는데, 순위 또한 2020년 8위에서 다섯 계단이나 상승했다.
기아에 따르면 올해 카니발 구매 고객을 연령별·성별로 나눠 보면 40대 남성(34.4%), 30대 남성(20.8%), 50대 남성(14.5%), 40대 여성(7.4%), 60대 남성(6.6%), 30대 여성(6.2%) 순으로 집계됐다. 자녀를 양육하는 30·40대 구매 비중이 무려 68%에 달해 패밀리카로서 정체성이 뚜렷하다. 또 자동차세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1인승 모델 판매비중이 3.4%에 불과한 반면 7·9인승은 96.6%에 달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기아 관계자는 "주중 출퇴근에는 세단을, 주말에는 활용성이 높은 카니발을 세컨드카로 이용하는 패턴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니발이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도 미니밴을 새롭게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토요타는 지난 4월 국내 시장 최초 하이브리드 미니밴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를 공식 출시했다. 4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전륜구동과 사륜구동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2월 2021년형 뉴 오딧세이를 가솔린 모델인 엘리트 단일 트림으로 출시했다. 현대차 또한 스타렉스 후속 모델 스타리아를 출시했다. 스타리아는 우주선을 떠올리게 하는 곡선 디자인에 2열부터 전 좌석이 완전히 접히는 풀 플랫 시트, 180도 회전 가능한 2열 스위블링 시트(라운지 9인승) 등으로 출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사전계약에서 첫날 1만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는데, 이는 현대차 아반떼, 투싼과 맞먹는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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