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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팔레스타인 시위대·이스라엘 경찰 이틀째 충돌…90여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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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자료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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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예루살렘 정착촌 등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된 팔레스타인 주민의 격렬한 항의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현지시간 9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예루살렘 구시가지와 정착촌 갈등의 중심인 세이크 자라 등에서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중 가장 신성한 날로 여겨지는 '라일라트 알 카드르'를 맞은 8일, 이슬람에서 세 번째 성지로 꼽히는 알아크사 모스크에는 9만여 명의 기도 인파가 몰렸습니다.

기도 참석자 중 일부는 이스라엘에 무력 저항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의 깃발을 들고 '텔아비브를 공격하라' 구호를 외치며 다마스쿠스 게이트 광장 등 예루살렘 구시가지 등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또 구시가지와 멀지 않은 셰이크 자라 인근에서도 대규모 시위대가 을 던지거나 타이어 등에 불을 붙이며 새벽까지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전날 시위 도중 10여 명의 부상자가 나온 경찰은 병력을 늘리고 고무탄, 섬광 수류탄, 물대포, 최루탄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을 이어갔습니다.

가자지구 경계에서는 시위대가 이스라엘 쪽에서 폭발성 물질을 담은 풍선을 잇달아 날려 보냈고, 경찰은 최루가스를 발포했습니다.

이스라엘 경찰은 '공격 수단'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세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팔레스타인 측은 추가로 13명이 체포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이날 시위 현장에서 90명을 치료했으며, 대부분이 고무탄, 섬광 수류탄 파편을 맞은 사람들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환자 가운데 14명은 임시 병원에 입원했으며, 부상자 가운데는 아동도 6명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적신월사는 덧붙였습니다.

이스라엘은 경찰관 1명이 머리를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전날에도 이슬람 성지 알아크사 모스크 단지를 비롯한 예루살렘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로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205명과 이스라엘 경찰관 17명이 다쳤습니다.

이틀간의 격렬한 시위로 양측에서 3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나왔습니다.

또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9일 새벽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로켓포가 발사됐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주요 거점을 공습했다고 밝혔습니다.

잇따른 충돌의 배경에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해묵은 갈등의 원인인 종교와 영토 분쟁이 있습니다.

지난달 말 이스라엘 당국이 라마단을 맞아 많은 사람이 모이는 다마스쿠스 게이트 광장을 폐쇄하면서 폭력 사태가 촉발됐습니다.

라마단 기간 매일 저녁 금식을 끝낸 이슬람교도들이 나와 식사를 하거나 시간을 보내는 광장을 폐쇄하자, '종교의 자유'를 침해당했다고 판단한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차량 등에 불을 지르면서 격렬한 시위를 벌인 겁니다.

극단주의 유대교 단체의 청년 회원들이 아랍인을 몰아내자며 맞불 시위를 벌였고, 아랍계 청년들이 유대인을 폭행하거나 반대로 유대교도들이 아랍계를 공격하는 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충돌이 격화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이스라엘은 최근 주요 정착촌 갈등이 이어져 온 동예루살렘 셰이크 자라에서 팔레스타인인 수십 명을 쫓아내겠다고 위협해 반발을 샀습니다.

일부 이스라엘 언론은 이스라엘의 통제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반발을 '제3의 인티파다'로 규정했는데, 인티파다란 '봉기'를 뜻하는 아랍어로 팔레스타인 주민의 대규모 반이스라엘 저항운동을 지칭합니다.

국제사회는 큰 우려를 나타내면서 즉각적인 긴장 완화를 촉구했습니다.

'중동 콰르텟'(유엔·유럽연합·미국·러시아로 구성된 중동평화 중재 4자 협의체)은 공동 성명을 통해 "동예루살렘에서 일어나는 충돌과 폭력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수세대 동안 살아온 집에서 팔레스타인 가족들이 쫓겨날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면서 "이미 긴장된 환경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일방적인 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스라엘 당국은 자제력을 발휘하고 상황을 추가로 악화시킬 수 있는 조치를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러나 경찰의 대응을 옹호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예배의 자유를 허락하면서도 예루살렘에서 법과 질서를 보장하기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양효경 기자(snowdrop@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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