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지명 부정·조작 논란에 1만1000여명 회원 투표 제도로 변경
그래미 측 “투명성, 공정성 보장”…‘글로벌 뮤직 퍼포먼스’상도 신설
방탄소년단(B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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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상인 그래미상 후보 선정을 좌지우지해온 비밀 위원회가 폐지된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부정 논란을 빚어온 후보 선정 위원회를 없애고 1만1000여명 전체 회원이 투표해 후보를 지명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15~30명으로 구성된 그래미 후보 선정위원회는 그동안 부정 투표와 조작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위원들의 명단은 공개되지 않은 채 비밀스럽게 운영됐고 힘 있는 소수의 음악산업계 거물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후보를 선정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특히 이런 논란은 올해 제63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더욱 증폭됐다.
캐나다 출신의 흑인 팝스타 위켄드는 정규 4집 앨범 ‘애프터 아워즈’로 지난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올해의 앨범’ 등 그래미 4대 본상은 물론이고 팝과 리듬 앤드 블루스(R&B) 등 장르 부문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위켄드는 “그래미가 부패했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영국 출신 팝스타 제인 말리크도 “그래미가 후보 지명 과정에서 편파성과 인종차별, 네트워크 정치를 허용하고 있다”며 비밀위원회 폐지를 요구했다.
이처럼 부정·조작 논란이 거세지자 레코딩 아카데미는 전날 성명을 내고 그래미 후보 선정위원회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레코딩 아카데미는 “이번 조치는 중대한 변화”라며 “그래미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아카데미는 또한 그래미의 다양성 확대 차원에서 ‘베스트 글로벌 뮤직 퍼포먼스’와 ‘베스트 라틴 어번 뮤직 앨범’ 등 2개상을 추가해 시상 부문을 모두 86개로 늘렸다.
그래미 후보 선정 위원회 폐지는 방탄소년단(BTS)의 그래미상 진출 노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소수의 위원회가 아니라 회원 전체 투표를 통해 후보를 선정하는 만큼 BTS의 음악적 성과와 인기가 폭넓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주요 음악 매체들은 방탄소년단이 올해 그래미 시상식을 앞두고 본상인 ‘올해의 레코드’ 후보 등에 지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만 올랐고, USA 투데이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할리우드리포터 등 외신들은 “BTS가 주요 그래미상 후보를 강탈당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3월 열린 시상식에서는 아쉽게도 상을 받지 못했고, 팬들은 ‘사기 그래미상’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그래미를 비판하기도 했다.
제64회 그래미상 후보는 올해 말 발표되며 시상식은 내년 1월 31일 열린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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