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의 장례 미사가 1일 명동성당에서 거행되는 가운데 고인의 관이 제대 앞에 놓여 있다. 평화방송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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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선종한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을 위해 바친 장례 미사가 1일 오전 10시 명동성당에서 거행됐다.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 주교단이 미사를 집전했고 교황 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가 참석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애도 서한을 대독했다.
말 잇지 못한 염수정 추기경
이날 미사 강론에서는 염 추기경이 2월 22일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한 정 추기경을 만난 일화를 이야기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염 추기경은 강론 중간에 울음을 참느라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염 추기경은 "저도 정 추기경을 많이 의지했다. 힘들고 외로울 때 찾아뵙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했다"면서 "김수환 추기경이 아버지 같은 분이시라면 정진석 추기경은 우리 교회와 사제들에게 어머니 같은 분이셨다"고 돌아봤다.
염수정 추기경이 1일 명동성당에서 거행된 정진석 추기경 장례 미사에서 강론하던 도중에 말을 잊지 못하고 있다. 평화방송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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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추기경은 "마지막 말씀에서도 (정 추기경은) 행복하게 사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라고 하셨다"면서 "모든 것을 버릴 때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역설을 우리에게 당신의 삶으로 보여주셨고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이고 하느님의 뜻인지를 분명히 알려주셨다"고 강조했다.
정 추기경, 병석에서도 "하느님 만세" 순명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은) 2월 22일 병사 성사를 받으시고 마지막 말씀을 하신 후 하느님께 모든 것을 내어드리겠다는 의지로 하느님 만세를 외치기도 하셨다"면서 "정 추기경의 선종은 슬픔과 아쉬움으로 그치지 않고 하느님께 마지막 순명을 다한 자녀의 사랑으로 보여 아름답기까지 하다"고 덧붙였다. 순명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을 희생하며, 자유의지를 가지고 기쁨으로 명령에 따르는 덕을 뜻한다. 성직자와 수도자는 교황과 소속 직권자에게 존경과 순명을 표시할 의무가 있다.
이날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선종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부터 공식 조문기간이 종료된 30일 저녁까지 4만6,636명이 명동성당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바티칸의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등 교황청 주요 인사들은 28일(현지시간) 염수정 추기경에게 정진석 추기경님을 애도하는 서한을 보냈다.
프란치스코 교황 "깊은 슬픔 느껴"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한에서 "전 서울대교구장이신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을 느꼈다"면서 "이에 서울대교구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의 말씀을 전하며 기도로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 "오랜 세월 한국 교회와 교황청을 위하여 봉사하신 정진석 추기경에게 여러분과 한마음으로 감사드리며 착한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연민 어린 사랑에 추기경의 고귀한 영혼을 맡겨 드리는 장엄한 장례 미사에 참여하는 모든 분과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부활의 확고한 희망 안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선종을 슬퍼하는 모든 분에게 부활하신 주님의 위로와 평화를 보증하는 징표로 저의 진심 어린 사도적 축복을 보낸다"고 서한을 마쳤다.
이날 오후 용인에서 하관예절
정 추기경은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 묘역에 안장됐다. 추모 미사는 3일 명동성당(오전 10시)과 용인 성직자묘역(오전 11시)에서 거행된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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