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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포기할 수 없는 아픔에 대하여·불공정한 숫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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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을 때마다 한 발씩 내디뎠다·디즈니 철학 수업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 포기할 수 없는 아픔에 대하여 = 김현지 지음.

서울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진료 교수이자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인 저자가 대학병원 중환자실과 암 병동, 응급실,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며 만난 환자들의 사연을 풀어내면서 보건의료 정책 전문가로서의 시선을 함께 담은 에세이다.

저자는 교통사고를 당한 2살 아기가 수술해줄 병원이 없어 길거리를 헤매다 세상을 떠나고, 힘겹게 살려놓았던 자살 시도 환자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숨진 채 병원에 실려 온 기억을 떠올린다. 또 어떤 환자는 손쓸 틈도 없이 목숨을 내려놓았고, 또 다른 환자는 살 수 있음에도 치료를 완강히 거부했다고 전한다.

10여 년간 수많은 목숨을 떠나보낸 저자는 "대신 살아줄 것 아니면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한 환자의 말을 듣고 의학이란 영역 너머의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현대 의학의 발전만으로는 도저히 살릴 수 없는 생명이 있다고 생각해 병원 밖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그는 "100개를 바꾸려고 노력하면 적어도 하나는 바뀐다"는 신념을 갖고 어떤 정책과 제도가 미비한지 살피고 통계를 뒤지며 환자들을 대변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이 완성되기까지 무려 15년의 세월이 걸렸다. 누구든지 의료 현장과 보건의료 정책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두게 된다면 다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한다.

다산북스. 360쪽. 1만6천원.

연합뉴스



▲ 불공정한 숫자들 = 알렉스 코밤 지음. 고현석 옮김.

경제학자이자 영국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 조세정의네트워크(TJN) 대표인 저자가 불공정을 화두로 제시하며 공공 데이터와 통계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고 주장한 책이다. 책은 이런 결함을 두고 '집계 불이행'이란 표현을 쓴다.

저자는 경제 피라미드 최상층이 가진 부와 바닥층의 사람들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배제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한다. 감춰진 부자들의 돈을 '언머니',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최빈층을 '언피플'이라고 정의하면서 이런 통계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한 전 세계적인 불공정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책은 국내총생산(GDP)과 지니 계수 등 경제 지표와 지수들도 불평등을 고착화한다며 "통계는 정치다"라고 주장한다.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경제 활동을 집계에서 배제하고, 불평등을 온전하게 드러낼 지수는 통계에 활용되지 않는다는 게 저자가 가진 문제의식이다.

저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경제 피라미드의 최상층과 바닥층을 포괄할 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면 정치 권력을 움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또 전 세계 정부들이 주축이 돼 세금을 회피하는 다국적기업을 적발하고 글로벌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해결책도 제시한다.

메디치미디어. 252쪽. 1만6천원.

연합뉴스



▲ 울고 싶을 때마다 한 발씩 내디뎠다 = 니타 스위니 지음. 김효정 옮김.

미국의 자유기고가이자 작가인 저자가 우울증과 조울증으로 인해 집 안 소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삶을 살아오다가 깊은 무기력에서 벗어나 마라토너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에세이다.

저자는 청소년기에 알코올 중독에 빠졌고, 20대에는 극도의 다이어트로 인한 섭식 장애가 있었다고 말한다. 30대엔 변호사로 일하다가 번아웃(소진)이 와 은퇴하고 우울증과 조울증 등을 겪었다고 고백한다. 양극성 장애에 시달리던 저자는 49살에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작한 달리기가 인생을 바꿨다고 이야기한다.

책에는 고작 60초만 달려도 숨이 차던 시기를 지나 5km, 쿼터, 하프(28회), 풀(3회) 코스 마라톤을 완주하는 저자의 레이스가 차례로 그려진다. 저자는 "매일 자신에게 부여한 거리를 꾸준히 달렸기에 가능한 성취였다"며 한 번에 한 걸음씩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는 꾸준함을 실천한다면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시공사. 384쪽. 1만6천원.

연합뉴스



▲ 디즈니 철학 수업 = 매건 S. 로이드 외 31인 지음. 최지원 옮김.

디즈니를 사랑하는 철학자 32명이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와 '인어공주', '라이온 킹', '겨울왕국', 소울' 등 디즈니 작품 속에 숨은 철학적 메시지를 조명하고, 인생에서 생각해봐야 할 27가지 생각거리를 던지는 책이다.

책은 자유와 운명론, 정체성, 장애, 죽음 등 주제를 탐구한다. '인어공주' 등에 나오는 디즈니 공주의 모습을 통해 성 역할과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고, '토이 스토리' 주인공 우디의 행동을 통해 '자유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또 '겨울왕국'의 안나가 엘사를 사랑하는 모습을 통해서는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서울문화사. 464쪽. 1만6천800원.

연합뉴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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