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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라임 크레디트인슈어드(CI) 펀드에 투자해 피해를 본 투자자 450여 명에게 손실액의 40~80%를 지급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22일 예정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은행의 소비자 피해 구제 노력을 감안해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에게 사전 통보된 징계 수위가 낮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20일 금감원은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개최하고 신한은행이 판매한 라임 CI 펀드에 대해 사후정산 방식 손해배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분조위는 신한은행의 불완전판매 등 책임을 물어 기본 배상 비율 55%를 적용하고 투자할 때 정황 등을 감안해 투자자 2명에 대한 배상 비율을 각각 75%와 69%로 결정했다.
분쟁조정 신청인 A씨에 대해서는 원금 보장을 원하는 고령자에게 위험 상품을 판매한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비율 75%가 결정됐다. 투자 경험이 없는 고령자 A씨는 안전한 상품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신한은행은 A씨의 투자 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작성해 위험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은 고령자에게 '고령투자자 보호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무역금융 매출채권 외 다른 투자 대상 자산에 대한 투자 가능성도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분쟁조정 신청인 B법인에 대해서는 원금과 확정금리가 보장된다며 최저 가입 금액 이상의 투자를 권유해 불완전판매한 책임을 물어 배상 비율 69%를 적용했다. B법인은 공장 매각 대금을 안전하게 운용하고 싶어 했지만 신한은행은 해당 펀드가 원금 손실 위험이 없고,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설명한 뒤 최소 가입 금액(3억원)보다 높은 금액(5억1000만원)을 안내했다.
펀드는 원칙적으로 환매나 청산으로 손해가 확정됐을 때만 배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손해가 확정될 때까지 배상이 지연되면 피해자의 고통이 가중될 우려가 있어 금감원은 사후정산 손해배상을 도입했다.
분조위는 신한은행의 라임 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대표적 사례 2건을 선정해 배상 비율을 결정했다. 분쟁조정의 양 당사자(신청인과 신한은행)가 조정안을 수락한다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으로 조정이 성립한다. 나머지 투자 피해자도 분조위 배상 기준에 따라 40~80% 배상 비율로 자율 조정될 전망이다.
신한은행 측은 분조위 결과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22일 금감원 제재심이 예정된 만큼 피해자 구제 노력을 인정받아 진 행장 등에 대한 제재 수위를 최대한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신한은행은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조정안을 수락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22일 열리는 제재심에서 이번 분조위 조정안 수용이 제재 경감 사유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임 펀드 판매 책임을 물어 진 행장은 문책 경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주의적 경고, 그리고 신한은행과 신한금융에는 기관경고 등의 징계가 사전 통보된 상태다. 다만 금감원 소비자보호처에서 제재심에 출석할지는 미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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