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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지구에서 생태계 온전한 곳 3%뿐…이조차 과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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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콩고·시베리아·툰드라 일부 지역만 남아

위성영상으로 20∼40% 보존되는 것처럼 보여도

500년 전 생물상과 비교하면 동물종 거의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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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영향 등으로 온전한 생태계가 유지되는 있는 곳은 전지구의 3%가 채 안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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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영향에 의한 동물 개체수 감소와 서식지 파괴를 모면하고 온전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지구상에 3%도 채 안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위기 영향까지 고려한 것이 아니어서 이조차도 실제로는 ‘과대평가’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세계조류보호조직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 과학자들이 주축이 된 국제 공동연구팀은 18일 ”토착 동물 개체수가 유지되고 서식지가 온전하게 남아 있는 곳은 전지구 육지 가운데 아마존과 콩고 열대우림, 동시베리아와 캐나다 북부 툰드라지역, 사하라 일부 지역뿐이다. 코끼리나 늑대처럼 중요한 종들을 서식지가 훼손된 지역에 재도입하면 전 지구 땅의 20%까지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무료공개 국제학술지 <숲과 지구 변화 프런티어스> 최신호에 실렸다.(DOI : 10.3389/ffgc.2021.626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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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한 토착 동물종 규모 분포도. 회색 부분은 1500년 이래 인간 영향력이 커서 동물종들이 사라진 지역으로,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숲과 지구 변화 프런티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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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연구들은 야생 지역에 대한 위성영상을 토대로 지구 표면의 20∼40%는 인간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팀은 인간 영향 지도(휴먼 풋프린트 맵)와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적색목록(멸종위기종 구분 목록) 등재 동물 7천여종의 1500년대 및 현재 분포도를 접목하는 방식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온전하게 생태계가 보전된 지역은 전 지구의 2.9%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천여종은 대부분 포유류지만 조류와 어류, 수목류, 파충류, 양서류 일부도 포함됐다. 남극은 제외됐다.

연구를 주도한 앤드류 플럼프트리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 주요생물다양성지역사무국장은 “8∼10%는 될 것으로 짐작했다. 하지만 온전한 서식지라고 여겼던 곳 대부분에서 사냥이나 밀렵, 외래종의 침입, 질병 등으로 생물종들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논문에서 제시한 종 분포도가 정교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3%라는 수치는 실제에 거의 근접한 어림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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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코끼리 등 중요 동물 1∼5종을 집중 복원하면 온전한 생태계를 전지구 20%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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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 분석에서 콩고 누아발레 응도키 국립공원, 탄자니아 세렝게티 응고롱고로, 아마존 숲 알토리오네그로 원주민 지역, 러시아 북부 그레이트시베리아빙호, 칠레 남부 카웨스카르국립공원 등이 생태적 무결성이 유지되는 곳으로 꼽혔다.

연구팀은 이들 지역이 매우 희귀하고 보존해야 할 특별한 장소임에도 이 가운데 11%만이 현재 보호 구역으로 지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프랑스, 독일, 영국, 캐나다 등 50개 이상 국가가 2030년까지 자연파괴를 중지함으로써 지구의 3분의 1을 보호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플럼프트리는 미국 옐로스톤국립공원에 늑대를 재도입해 생태계를 복원한 사례를 들며 “인간의 영향이 아직 덜한 지역에서 사라진 1∼5종만 집중 복원해도 온전한 생태계를 20%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끼리는 숲에 씨앗을 퍼뜨리고 중요한 개활지를 만들며, 늑대는 사슴이나 엘크의 개체수 조절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수세기 전 토착동물 현황을 파악하기 쉽지 않고, 기후위기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등의 연구 한계 때문에 연구팀이 제시한 3%라는 수치조차 과대평가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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