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가상화폐 증시 영향력 커지는데 우리 정부·금융당국은 현실회피 [헤럴드 뷰-가상자산 ‘빅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플랫폼 관련주 급등세 지속

국내 제도화 논의 지지부진

헤럴드경제

코인베이스의 뉴욕증시 상장으로 사실상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와 금융당국은 관련 규제의 마련 등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의 과열 속에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 마저 커짐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제 가상화폐를 하나의 정식 자산으로 인정해야할 시기에 도달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나 가상화폐 결제 플랫폼 관련주들은 최근 한 달 새 최대 200% 이상 급등했다.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에이티넘인베스트는 한 달 새 235.8% 급등했고, 우리기술투자와 한화투자증권 역시 각각 124.7%, 83.2% 상승했다. 이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흘러들며 증시 마저 가상화폐 시장에 연동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격은 물론 거래량이 폭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와 당국은 가상화폐를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실제 가상화폐와 관련된 규정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유일한 상태다. 이 마저도 가상화폐를 활용한 자금 세탁을 막는 목적에 방점을 두고 있을 뿐이다. 가상화폐를 규정하는 법은 물론, 이를 지원하거나 제한하는 규정 조차 전무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전날 발언 역시 가상화폐 시장과 거리를 두려는 정부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은 위원장은 전날 금융투자업 관계기관·증권사 대표와의 간담회를 마친 뒤 ‘코인거래소의 국내 상장 허용 문제를 재검토할 수 있느냐’는 취재진에 질문에 “코인 거래소에 대해선 코멘트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가 국내가 아닌 미국 직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배경에도 이같은 국내 시장의 환경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법적 정의가 모호한 국내 환경 탓에 거래소 상장이 사실상 어려운데다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이런 태도는 선진국들이 가상화폐 시장을 제도권 안으로 조심스럽게 수용하는 흐름과도 대조된다. 미국은 코인베이스의 상장을 허용했고, 캐나다 토론토 거래소는 지난 2월 북미 최초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시킨데 이어 15일(현지시간) 인버스 비트코인 ETF까지 시장에 내놨다.

이에 전문가들은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상화폐 시장을 무작정 회피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시장에서 가상화폐는 법적 실체가 없어 제도권 편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가상화폐가 투자자산인지 법적인 정의를 내리고 이에 따른 투자자 보호 방안, 시장 질서 유지 방안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