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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더 어려워진 중국 ‘반도체 굴기’…“반도체 부족, 미국 제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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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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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선 미국의 이례적인 ‘반도체 행보’의 주요 타깃인 중국은 13일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중국 언론과 전문가 등은 당장 타격이 있을 것을 우려하면서도, 일각에서는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중국은 2015년 ‘반도체 굴기’를 공식화하며 10년간 1조위안(170조원) 투자 방침을 밝혔다. 반도체 자급률을 2020년 40%, 2025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지만 미진하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시(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17~2019년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5%대에 머물러 있다. 필요량의 85%를 외국에서 조달하는 것이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도, 첨단 기술의 결집체인 반도체 산업의 진입 장벽을 쉽게 뛰어넘지 못했다.

미국과의 무역분쟁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 후반부터 진행된 기술분쟁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글로벌 5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이자 중국 반도체 산업의 핵심인 중신궈지(SMIC)는 지난해 9월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반도체 개발의 핵심인 초미세공정 개발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졌다. 스마트폰·통신기기 분야 중국 최대 기업인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가 만드는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국의 지식재산권이나 기술이 포함된 어떤 제품도 제공받지 못하는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일본·대만 등을 묶은 반도체 동맹을 추진하자, 중국 정부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최근 “중국 각 부처가 차보즈(卡脖子·목을 조르는 핵심 기술)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션밍후이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미국의 기술 포위에 대항해 중국은 주요 반도체 공급 채널을 다양화하고, 이를 따라잡기 위한 연구개발 지출을 계속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큰 타격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반도체 사업 자체가 글로벌하고 국가간 의존도가 워낙 높아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채 계속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였다. 일례로 중국 정보통신 기업의 반도체 수요는 세계 수요의 34%를 차지하고, 이 가운데 절반을 미국 반도체 업체로부터 공급받는다. 미국이 계속 중국으로 가는 반도체를 막는다면 중국 정보통신 기업들이 문을 닫겠지만, 이는 중국 업체에 의존하는 미국 퀄컴이나 애플 등에도 큰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

한편, 중국 산업계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모임을 앞둔 11일 미국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 반도체 공급난이 미국의 중국 제재 탓이라는 주장이다. 쑤 즈쥔(영어 이름 에릭 쉬) 화웨이 순환회장은 11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화웨이 애널리스트 서밋’에서 “미국이 중국 기업에 부과한 규제 때문에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로 인한 공포 때문에 전 세계 기업들이 반도체 사재기를 하고 있다. 최근엔 3~6개월치 분량을 쌓아두는 기업이 있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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