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 “비용부담...현실 모르는 소리”
전문가 “키트검사 정확성 떨어져”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에스디바이오센서 본사에서 이 회사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검사를 시연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코로나19의 신속한 진단을 위해 자가진단키트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나섰으며, 오세훈 서울시장도 자가진단키트 승인을 정부에 촉구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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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규제를 완화하는 전제로 자가진단키트 도입 구상을 밝혔다. 시민들이 다중이용시설을 입장하기 전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통해 음성일 때만 입장을 허용하고 노래방을 중심으로 시범 사업을 펼치겠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 역시 자가진단키트의 검사 정확성을 우려했다.
13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코인노래방 업주들은 “1000원 단위의 소액으로 한 시간 내외로 이용하는데 자가진단검사 도입은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했다.
개당 5000원의 가격이 나가는 코로나19 자가진단용 신속항원키트 비용을 누가 부담하며 몇천원을 내고 한 시간 내외로 노래방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이를 부담하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큰 격이라는 것이 업주들의 설명이다. 15~20분 동안 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일도 문제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지역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박모(49)씨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두세 명이 3000원을 내고 노래를 부르다 가는데 검사를 한 사람씩 해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키트 비용도 또 누가 감당할지 의문이다.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이어 “명부 대신 도입한 ‘안심콜’도 한 통당 5원으로 업주가 비용을 부담하는데 검사 비용까지 부담하면서 영업을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코인노래방 업주 김모(43)씨도 “(오 시장의) 발표 이후 다른 사장님들이 같이 있는 온라인 채팅방에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며 “지금은 의무가 아닌 노래방 대상 시범 사업이니 적용 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의견을 얘기하면 된다고 사장님들을 달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반 노래방 업주들은 지난 11일부터 서울시와 자가진단키트 도입 시범 사업을 두고 시행 계획을 조율 중이다. 서울시는 시범 사업 기간에는 자가진단키트 비용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하필수 서울시노래연습장업협회장은 “코인노래방과 달리 일반 노래방은 손님이 한 번에 오래 머무르다 가고 이용 금액도 높아서 (자가진단키트)검사 도입은 충분히 논의해 볼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서울시가 시범사업 때만이라도 신속키트 검사 비용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며 “이후 어떻게 가격을 부담할 것인지는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 회장은 현재 노래방에서는 코로나19로 주류와 음식물 판매가 금지된 데 대해서도 “키트 비용을 업주가 감당할 만큼 수익이 나지 못한다”고도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속항원검사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난해 정부에서 시범 도입하자고 했다가 방역 당국에서 보류한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달 대한의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코리안 메디컬 사이언스’(JKMS)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 신속항원검사 키트의 민감도는 17.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19 양성 100명 중 17명만 양성 반응이 나온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짜 음성 판정을 받은 시민들은 걸러지지 않고 방역에 소홀히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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