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출연진 보호 조치 부족…공정성 위반은 인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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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TV조선 '미스트롯2'에 대해 "어린이 악성 댓글 관련 신속한 조치 의무를 이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TV조선에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행정지도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 12일 심사 공정성 및 미성년 출연자 권익 침해 논란에 휘말렸던 TV조선 '미스트롯2'에 대해 이 같은 최종 답변을 내놨다. 미스트롯2 진상규명위원회가 지난 2월 1일 방통위에 진정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진상위는 미스트롯2가 지원자 모집기간 최종 마감일이 끝나기도 전에 100인 출연진 티저 촬영과 최종 불합격 통보까지 마친 것에 반발,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지원자의 이메일은 확인조차 하지 않았고 지원 기간과 녹화일 사이 공백기간이 불과 9일밖에 되지 않은 것도 납득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진상위는 아동·청소년 출연진에 대한 악성 댓글이 그대로 노출되는 등 미성년자 출연진에 대한 보호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진상위는 "TV조선 측은 진정서가 접수된 후 뒤늦게나마 해당 유튜브 영상에 대해 댓글 차단 조치를 취했지만, 이미 50페이지 분량의 댓글을 PDF 파일로 저장해 방통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실태파악을 위해 TV조선 미스트롯2 제작진을 불러 4차례 의견 청취를 마치고, 서면으로 추가 질문을 보내 답변을 받았다. 아울러 방송내용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심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진정서를 방심위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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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된 사실만으로 공정성 위반 인정하기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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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오디션 참가자 모집 과정에서 내정자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TV조선은 "모집회차별로 합격자를 선정했다"고 반박했다. 최종마감일 10일 전인 지난해 10월 21일쯤에는 5차 모집까지 심사가 완료돼 이미 상당수 참가자들에게 합격통보가 이뤄진 상황이었다는 것. 방대한 양을 단시간 내 심사할 경우 정확한 심사가 곤란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밝혔다.
지원자 접수 마감이 끝나지 않은 기간에 티저 촬영을 완료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제작진 측은 "티저는 프로그램이 곧 방송된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함일 뿐 합격자 면면을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티저 촬영 이전에 합격을 확정 지은 참가자 110팀 중 참여 의사를 밝힌 71팀을 대상으로 촬영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이 방송 컨셉 및 선곡 관여로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지원자가 다른 지원자와 선곡이 겹치는 것을 예방하고, 반주와 편곡을 지원함으로써 지원자가 원하는 컨셉의 무대가 가능하도록 돕기 위한 것일뿐, 적극적인 개입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공정성과 관련해 방송사의 정보를 직접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행정부처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TV조선에 자료를 요청했고 답변을 들었다"며 "확인된 사실만으로는 공정성을 위반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다만 방송 내용 측면에서 공정성 여부 검토가 필요할 수 있어 방심위에 진정서를 이첩해 처리토록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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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악성 댓글 차단 신속 조치 없었다"…행정지도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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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측이 어린이 악성 댓글 차단 조치를 즉각 취하지 않은 점에 대해선 행정지도가 내려졌다. 방통위 측은 "TV조선이 주장하는 악성 댓글 인지일에 대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으나, 게시일로부터 인지일까지 18~24일 정도 소요된 점,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고 인터넷 조회수가 많았던 점을 고려할 때 신속한 조치 의무를 이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TV조선에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행정지도했다"고 밝혔다.
미성년자 출연진 권익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자체는 법적 강제성이 없어 이를 위반하더라도 처벌을 가할 수 없다. 따라서 방송사 측에 가이드라인 준수를 권고하는 수준의 조치가 가능하다. 방통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실효성 제고를 위해 방송평가에 반영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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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째 공백 못채운 방심위…추가 진정서는 쌓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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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위는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13일 방심위에 추가 진정서를 제출했다. "제작진이 시청률과 화제성만을 좇아 첫방송에서 '역대 최다 지원자'라고 인원을 부풀렸다"는 사실도 추가로 지적했다. 방송에서는 지원자가 2만명이라고 했는데 민원 답변에서 실제 지원자는 7400명 가량이었다는 것이다.
방송 내용에 대해 심의를 맡는 방심위는 "진정서 내용을 바탕으로 방송 심의 규정에 위반 소지가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방심위 심의기능이 석달째 마비된 상태여서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이 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강상현 전 방심위원장을 비롯한 4기 위원들의 임기가 지난 1월 29일 만료됐지만, 여야가 위원추천을 하지 않으면서 5기 방심위가 꾸려지지 않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방송 관련 민원이 접수돼도 사무처 검토 단계에서 소위원회 심의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아직 위원회 구성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상정 일자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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