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런 낙관론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외국인 자금은 2거래일 연속 출회됐다. 코스피지수가 꽤 안정적으로 3000선에 정착한 모습이지만, 살펴보면 영락없는 ‘박스피(박스권+코스피)’ 모습이다. 박스피는 박스처럼 일정한 폭 안에서만 지속해서 주가가 오르내리는 것을 뜻하는 말로, 호재가 있어도 크게 오르지 않고 악재가 있어도 폭락하지 않는 양상을 띤다.
일러스트=박상훈 |
지난해 동학개미운동 때부터 주식 투자에 뛰어든 주린이(주식+어린이)라면 계속 올랐던 수익률이 부진하자 답답할 수 있다. 반면 이전부터 주식 투자를 해왔던 개미들은 "또, 박스피야"라는 한숨을 쉬면서도 이전의 매매 패턴을 떠올릴 것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중순부터 개인들은 주가 하락 시 순매수, 주가 반등 시 순매도 행태를 보이고 있다"라며 "예전에도 개인 자금 유입 국면에서 주식시장이 조정받으면 개인들은 박스권 매매로 대응했다"고 했다.
이를 두고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처럼 박스피 증시에서도 수익을 내는 ‘팁’은 있다"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개미는 익히 알 것"이라고 했다.
박스피 투자 팁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우선,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를 매매하는 전략이다. 지수는 대형주가 이끈다. 즉, 지수가 쉬어간다는 것은 대형주에 상승 동력(모멘텀)이 크게 없기 때문에 이때는 중소형주에 집중하는 게 유효하다.
상승 동력이 있을 만한 개별 종목을 압축해 투자하는 전략도 구사하는 게 좋다. 시장의 상승 동력은 없어도 개별 기업의 상승 동력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나 투자 전문가들이 ‘실적’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연구원은 "‘개별주 플레이’가 철저하게 유효하다"고 말했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실적시즌이 다른 실적시즌보다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작년부터 유동성으로 움직이던 증시가 최근 기업이익에 연동되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밸류에이션 제한과 기업이익 개선으로 증시 상승속도보다 기업이익 개선속도가 빠른 환경, 즉, 실적장세가 연말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서울반도체(046890)·현대차(005380)·SK하이닉스(000660)·LG화학(051910)·대웅제약(069620)·BNK금융지주(138930)등을 실적장세에서 눈여겨볼 종목으로 추렸다.
또 수익 실현 주기는 다소 짧게 가져가야 한다. 박스권이니 예상치 못한 곳에서 희한한 악재가 터질 수 있으니 수익 실현을 짧은 주기 안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10% 수익률이 났다면 일부분은 수익실현을 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와 수익률을 관리하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낙폭 과대주를 눈여겨봐야 한다. 박스권을 등락한다는 말은 많이 빠진 종목은 다시 일정 부분 올라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 연구원은 "하방도 상방도 막혔다는 것이니, 많이 빠진 종목을 사서 기다린 다음 어느 정도 올라오면 파는 전략을 구사하면 박스피 안에서도 꾸준한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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