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항에서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이 참사 해역에서 선상 추모식을 예정했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해경이 준비한 경비함정이 사고 당시 현장지휘선이었던 '3009함'이라는 점을 알고 탑승을 거부했다. 사진은 해경이 이날 대기시킨 3009함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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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7주기 선상 추모식이 해경이 제공한 함정을 유족들이 거부하면서 11일 취소됐다. 세월호 유족들은 이날 목포해양경찰이 이동수단으로 3000t급 규모 ’3009함'을 제공한 데 대해 “함정 헬기에 희생자 대신 해경청장 등을 태우며 구조를 소홀히 했던 배에 승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4·16 재단, 세월호 일반인 유가족 협의회 등은 이날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인근 참사 해역에서 진행하려던 선상 추모식을 취소했다.
유족 등 58명은 이날 새벽 안산에서 출발해 오전 7시쯤 목포해경 전용부두에 도착했다. 유족들은 사고 해역까지 이동을 위한 해경 제공 선박이 3009함인 것을 알았다. 이후 내부 회의를 열어 탑승하지 않기로 했다.
유족들은 “매년 선상 추모식을 진행했다. 오늘 부두에 당시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3009함이 배정돼 있어 놀랐다”며 “해경이 유족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이 인양돼 있는 선체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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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서해해경청은 “다른 함정이 단속과 경비에 투입돼 3009함 말고는 제공할 큰 선박이 없었다”고 말했다. 애초 해경은 3000t급 선박을 제공할 예정이었다. 3009함과 3015함 2척이 대상이다. 3015함은 현재 해상 경비에 투입돼 있다. 지난해 추모식 때는 참사 이후 건조된 3015함에 탑승했다.
3009함은 참사 당시 지휘함이었다. 유족들은 3009함이 참사 당시 함정 헬기에 구급 환자 대신 해경 지휘부를 태운 데다 희생자를 제대로 구조하지 못한 배라고 보고 있다. “아이들을 내버려둔 배를 타고 추모식을 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유족들은 선상 추모식을 취소하고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묵념과 헌화를 했다. 이어 팽목기억관과 기억의 숲(진도)을 찾은 뒤 안산으로 돌아간다.
4·16 재단과 0416 단원고 가족협의회 등은 오는 16일 배를 타고 참사 해역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11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 인양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이 헌화와 묵념을 하며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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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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