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이 이끄는 EU 집행위원회는 EU의 정부 조직과 같은 집행기구다. 또 EU 정상회의는 회원국 국가원수와 정부 장관 등으로 구성된 EU 지도자들의 모임이다. EU 의전상 두 조직의 장(President)은 동급(同級)이다.
6일 회의를 마친 에르도안 대통령과 EU 기구의 두 수장이 정상급 좌석 2개를 배경에 두고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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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세 정상이 만나는 회의실에는 2개의 정상급 좌석만이 놓여 있었다. 이후 ‘의자뺏기’ 놀이라도 하듯이, 두 남자 정상이 먼저 착석하자 폰데어라이엔은 서 있어야 했다. 폰데어라이엔은 “에헴”하며 오른 손을 들어 불편한 모습을 보였지만, 추가로 의자는 마련되지 않았고 결국 터키 외교부 장관을 마주 보며 긴 소파에 떨어져 앉았다.
"Ehm" is the new term for "that’s not how EU-Turkey relationship should be". #GiveHerASeat #EU #Turkey #womensrights pic.twitter.com/vGVFutDu0S
— Sergey Lagodinsky (@SLagodinsky) April 6, 2021
일부에선 이 좌석 배치가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이라고 했지만, 에르도안은 이전에 EU의 남성 정상들과 만날 때에는 3명이 나란히 동일한 의자에 앉았다. 또 거리를 두고 같은 의자를 배치할 수 있어, 이날 결례(缺禮)는 의도적이란 해석이 많다. EU 내에선 또 샤를 미셸이 폰데라이언이 언짢아하는데도 의자를 양보하기는커녕 아랑곳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비난이 일었다.
남성이 모두 EU 집행위원회장과 EU 정상회의 상임 의장을 맡았던 2019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동일한 좌석에서 나란히 앉았다./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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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금지한 국제조약인 ‘이스탄불 협약’에서 지난달 20일 탈퇴했다. 이날 모임이 끝난 뒤, 폰데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좌석 결례’ 사건은 언급하지 않고 “터키의 이스탄불 협약 탈퇴는 폭력으로부터 여성과 아동을 보호하는 것과 관련해 잘못된 신호”라고 비판했다.
[이철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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