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운동단체 청년기후긴급행동 ‘절친’
“멸종 선배로서 기후위기 경고하고자”
태양광 보급·채식 급식 등 12개 공약
“남극 펭귄들 위험한데 펭수는 숙소에”
“기후 위기 알리는 후보가 없어서 제가 나왔습니다.” ‘기후0번’ 서울시장 후보 김공룡(오른쪽)이 5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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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홍보영상을 보면 물 아껴쓰고, 쓰레기 줍고, 자전거 타면 기후위기 막을 수 있을 것처럼 말하는데 다 거짓말입니다. 석탄발전소 막고, 신공항 같은 불필요한 토건사업 막고, 국가와 기업이 예산을 올바르게 쓸 수 있도록 시민들이 나서줬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해요!”
‘멸종 선배’로서 지구인들의 멸종을 막기 위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기후 0번’으로 나선 ‘김공룡’을 5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그의 출마 이유는 간단했다. “기후위기를 0순위로 이야기하는 후보가 없어서.”
김공룡은 기후운동단체 ‘청년기후긴급행동’ 소속 청년들의 ‘절친’이다. 이참에 인지도를 높이고 싶은 열망은 있었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그가 지난 1일 발표한 6대 부문 12개 공약도 주목을 끌었다. 도시의 벌거벗은 건물에 태양광을 입히자, 학교 급식을 채식 기본(육식 선택)으로 바꾸자, 시내 주차공간 4분의 1을 없애자, 기후위기대응기금을 조성하자, 기후위기 관련 생존교육을 의무화하자 등 여야 유력 후보들에게선 찾은 수 없는 정책 제안이다. 과격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기후위기에 맞는 현실적 공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공룡은 “다른 나라 사례, 전문가들 주장을 공부했다”고 했다.
‘김공룡’ 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인간의 멸종을 막기 위한 6대 부문 12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에너지 자립, 생태 및 자원순환, 먹기리와 채식, 편리한 공공교통, 복지와 미래 보장, 교육 및 일자리 공약을 발표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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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공룡은 지난해 1월 청년들과 함께 조명래 환경부 장관 앞에 드러누우면서 기후운동에 눈을 떴다. 주무장관이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선거 때 그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기후 0번’을 자임하며 서울 종로·광화문 일대를 배회하기도 했다. 그해 6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기도 했다. 올해 설날에는 베트남 붕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참여하는 삼성물산을 규탄하고 풍자하는 의미의 제삿상을 홍대 주변에서 차리기도 했다.
“시민들은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있고 관심도 많아요. 그런데 뭘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해요. 기후위기로 일자리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 텐데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줘야 하는데 정부가 손을 놓고 있어요. 이건 환경부만의 문제가 아니고 교육부, 노동부 등이 다 같이 해야해요.”
‘제2의 펭수’를 꿈꾸는 것 아니냐고 물어봤다. 김공룡은 부끄러워했다. 그러면서도 펭수에게 “초심을 잃지 말라”고 조언했다. “기후위기 때문에 남극의 펭귄들은 위험에 빠져있는데 국내 온실가스 배출 1위 기업 포스코가 <교육방송>(EBS) 로비에 지어준 ‘펭숙소’에서 산다고 들었어요. 지금이라도 펭수가 초심을 찾고 집을 나왔으면 좋겠어요.”
‘기후0번’ 서울시장 후보 김공룡 후보(오른쪽)가 5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최우리 기자와 인사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
김공룡은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자리에는 어디든지 있겠다. 오는 22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세계기후정상회의와 다음달 30일 ‘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에 참여하고 싶은데 아직 초청을 못 받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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