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산업생산 8개월만에 최대폭 증가, 소비·투자는 부진…불안한 실물경제 호조[엇갈리는 실물지표]

통계청 2월 산업활동동향…전산업생산 2.1%↑

소비·설비투자, 거기두기 완화·기저영향에 감소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지난달 전산업생산이 8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소비와 설비투자는 거리두기 지속과 전월 증가에 따른 기저영향으로 부진한 등 실물지표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수출과 산업생산을 비롯해 소비자심리·기업경기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점차 개선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으나 아직은 공고하지 못한 모습이다. 이처럼 우리경제의 ‘불안한 회복세’는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이 형성돼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기 이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2.1% 증가했다. 2020년 6월(3.9%)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했던 산업생산은 1월(-0.6%) 감소로 돌아선 뒤 지난달 다시 반등했다.

지수로는 111.6을 기록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111.5) 수준도 회복했다.

특히 제조업 생산이 4.9% 증가하면서 광공업 생산이 4.3% 늘었다. D램, 플래시 메모리 등 반도체(7.2%)와 화학제품(7.9%)이 호조를 보였다. 통신·방송장비(-10.5%), 기타운송장비(-6.4%)는 감소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의 경우, 13.2% 증가한 83억7000만달러로 2월 중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플러스 행진 중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거리두기 완화로 1.1% 증가했다. 특히 숙박·음식점 생산이 20.4% 급등했다. 이는 집합금지·영업제한 조치 완화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달 15일부터 수도권은 2.5단계에서 2단계로, 비수도권은 2단계에서 1.5단계로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했다.

반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0.8% 감소했다. 지난해 11월(-0.3%) 이후 3개월 만의 감소 전환이자 같은 해 7월(-6.1%) 이후 7개월 만의 최대폭 감소다. 거리두기 완화에 외식 수요는 늘고 집밥은 줄어들면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3.7%를 줄었다. 또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 판매는 전월에 신제품 출시로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2월에는 기저효과가 작용해 1.7%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2.5% 감소해 지난해 10월(-5.0%) 이후 4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은 6.5% 늘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상승해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009년 2월부터 2010년 1월까지 12개월 연속 상승한 이후 최장기간 상승이다.

기획재정부는 “2월 산업활동은 수출 호조세와 거리두기 단계 조정 등으로 비교적 큰 폭으로 개선됐다”면서 “그러나 코로나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으로 철저한 방역대응 아래 경제회복·민생안정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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