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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군, 살려달라 외치는 시위자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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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도 총격…누적사망 459명

바이든 “끔찍하게 많은 사람 살해돼”

중앙일보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미얀마 시민들이 지난 28일 최대 도시 양곤에서 실탄 사격을 하는 경찰에 새총으로 대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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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델라웨어 주에서 취재진을 만나 전날 미얀마에서 하루에 100명 이상이 군경에 피살된 것과 관련, “완전히 무도하다”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은 “내가 받은 보고를 바탕으로 판단하면 끔찍하게도 많은 사람이 불필요하게 살해됐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 제재와 관련한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군부 쿠데타와 유혈 진압에 대한 시민 저항이 이어지는 미얀마에선 지난 27일 하루에만 전국에서 최소 114명의 주민이 군경에 의해 숨진 ‘피의 토요일’에 이어 다음날에도 희생이 이어졌다.

지난 27일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 사는 아이 코(40)는 폐타이어에 붙은 불을 끄려다 군경의 총에 맞았다. 폐타이어 더미는 군경이 마을에 진입하는 것을 막으려고 시민들이 쌓아둔 것이다. 군경은 총에 맞은 코를 집단 폭행한 뒤 아직 의식이 있는 그를 불타는 폐타이어 위에 내던졌다. 한 주민은 미얀마 나우와의 인터뷰에서 “불길 속에서 그가 ‘살려달라’고 외치며 ‘어머니’를 불렀다”고 전했다. 이웃들은 그를 코코넛 스낵과 음료수 등을 팔며 지역사회 보호에도 앞장선 성실한 가장으로 기억했다.

지난 28일 최대 도시 양곤 인근의 바고 마을에선 시위 도중 군에 의해 목숨을 잃은 대학생의 장례식장에도 군경의 총탄이 날아들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20세 대학생 테 마웅마웅은 민주화 운동 단체인 ‘전국학생연합’에서 활동하며 시위에 참여했다가 총에 맞았다. 한 참석자는 “고인을 추모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군이 도착해 곧바로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부 사가잉 주에선 시위대 치료를 돕던 20세 간호사가 군경의 총에 맞아 숨졌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뒤 민간인 누적 사망자는 지난 26일 328명에서 28일 459명으로 늘었다. 어린이도 35명이나 된다.

유엔의 톰 앤드루스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27일 성명에서 “긴급 국제 정상회담을 열고 원유와 가스 등 군부의 주요 수입원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군이 활동해온 미얀마 북부에선 무력 충돌도 벌어졌다. 미얀마 나우는 29일 지역 주민들을 인용해 “북부 카친 주의 반군인 카친독립군(KIA)이 전날 경찰 부대 4곳을 급습해 최소 20명의 경찰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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