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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포스코, 미얀마 군부 지원 사실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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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과 계엄령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외교부가 현지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에 대한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4일 "최근 언론에 미얀마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중 일부가 군부와 연관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보도에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하지 않으면 현지에서 기업인·교민·사업장의 안전에 어려움이 처해질 수 있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최근 미얀마 관련 시민단체와 글로벌 비정부기구(NGO)들은 포스코에 군사 정권과 협력하고 있는 사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전국금속노조와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 등 국내 단체까지 군부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포스코가 자회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강판(C&C)을 통해 미얀마에서 가스전 개발, 호텔, 아연도금·컬러강판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군부와 연계된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포스코가 미얀마 군부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를 중단해야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러나 "지난 2000년부터 미얀마 국영 석유가스공사와 계약해 현지에서 가스전을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쿠테타를 일으킨 군부와는 아무 관련이 없고, 사업 수익금을 미얀마 정부와 참여사가 배분해 나누는 구조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또 "포스코강판(C&C)은 쿠테타가 일어나기 전부터 인권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2017년이후 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MEHL)에 배당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포스코강판은 지난 2013년 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MEHL)와 합작해 강판 회사 미얀마포스코C&C를 설립했는데, MEHL은 대표적인 군부 회사로 합작사 지분의 30%를 소유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가 이례적으로 현지 진출 기업들에 대해 언급한 것은 현지 진출한 우리 국민들의 안전이 그만큼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주 미얀마 수도 양곤에 있는 중국계 공장 수십곳이 방화로 불타기도 했다. 미얀마 경제에 영향력이 큰 중국이 사실상 군부를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시위대의 반중감정이 격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러한 불법행위는 미얀마와 미얀마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강한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우리기업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십년간 경제적 기반을 닦아오면서 현지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국이 불안정한 상황에 사실 관계에 입각하지 않은 보도까지 나올 경우 현지인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현지 우리 교민과 기업인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에 우리기업 300여개가 진출해있지만 현재 미얀마의 어려운 조업 환경 속에서도 버티고자 하는 기업인들이 많다"며 "현지 교민들과 기업 안전에 대한 우려가 어느때보다 커진 상황이라 외교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 12일 미얀마측에 국방·치안 분야 교류협력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은 우리정부의 제재의사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군경의 민간인 폭력 진압이 지속되면서 향후 개발협력 사업 재검토 등 추가 제재도 신중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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