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의 철도노동자 집단 거주지를 급습한 미얀마 군인들. [EPA=연합뉴스]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미얀마 군경이 쿠데타 항의 시위대에 대한 유혈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는 가운데 군경에 의한 민간인 재산 약탈도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지난 18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외곽에 있는 여러 마을에서 군경이 민간인들을 총으로 위협하며 현금과 귀금속, 카메라, 시계, 전자제품, 식료품 등 2천만 차트(약 1천700만원) 상당의 재산을 약탈했다.
피해를 본 건어물 판매상은 "경찰관들이 총을 쏴 우리 집 문을 강제로 열고는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면서 "무장 강도와 다름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피해자는 "군경에 현금과 식료품을 빼앗겼다"면서 "그들은 마을에 있는 다른 집들도 뒤졌다"고 밝혔다.
민주화 운동 활동가와 시위대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이들의 집이 표적이 되기도 했다.
주민들은 "군경이 트럭을 타고 마을 4곳을 휘젓고 다니며 최소 민가 5곳에 침입해 재산을 뒤지고 관련 증거를 찾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미얀마 북서부 사가잉 지역에서는 군경이 마을을 습격하면서 식료품과 오리들을 약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는데도 문민정부가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또 평화적인 방법으로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 등을 발사해 23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에 격분한 시민의 대응도 점차 거칠어지고 있다.
군부가 운영하는 신문들은 지난 18일 오후 사가잉 지역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를 마치고 귀가하던 주민 100명가량이 경찰관 3명을 공격해 경찰관 2명이 숨지고 나머지 1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19일 보도했다.
국영 신문들을 또 이 과정에 경찰관 총기 3정이 탈취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주민들이 사가잉 지역의 한 경찰 초소를 습격해 일시 점거하고 총기 5정을 탈취해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시위대가 무장 투쟁을 벌이지는 않고 있다.
사가잉 경찰 초소에서 사라진 총기 5정 가운데 4정은 파손된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곤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대 진압 나서는 미얀마군.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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