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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부모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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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흙·차이콥스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부모 되기 = 앨리스터 쿠퍼·실라 레드펀 지음. 이은경 옮김.

부모의 역할은 한 마을이 아이를 길렀던 고대 시대보다 가족 규모가 적어진 현대에 이르러 더 중요해졌다. 가족이 함께하던 양육은 이제 온전히 부모 몫이 됐고, 이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부모에게 압박이 되고 있다. 양육에서 아이들에겐 양적인 시간보다 질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임상심리학자인 저자들은 전쟁과 같은 양육에서 막막함과 좌절을 느끼는 부모들에게 반영적 양육의 길을 제시한다. 반영적 양육은 심리학의 애착 이론, 정신화, 마음 이론을 근거로 해 아이가 부모의 참 존재를 경험케 하는 것이다.

반영적 기능을 잘하는 부모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알고 있으면서 동시에 아이의 마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고려할 수 있는 부모들로, 이들은 아이에게 많은 긍정적 영향을 준다. 책은 부모가 갓 태어난 자녀와 첫 관계를 형성하면서 어떻게 그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걸음마 시기와 아동기, 청소년기를 거치며 자녀에게 더 반영적이 될 수 있는지 설명해준다.

한울. 360쪽. 4만2천원.

연합뉴스


▲ 인공지능과 흙 = 김동훈 지음.

21세기 AI(인공지능) 시대의 인문학적 경향은 물질과 감각에 주목한다. 좁게는 환경인문학, 사물인문학 등으로 시작됐으나, 코로나19 시대를 통과하면서 '물질인문학'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문학이 더 이상 현실을 배제한 가상의 공간에만 갇혀 있을 순 없는 것이다.

서양고전학자이자 인문학자인 저자는 대안적 인문학을 추구하는 이 책을 통해 상상과 현실화의 문제를 시대별로 되짚어본다. 예컨대 르네상스인들은 흑사병과 전쟁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현실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 그리스·로마 시대로부터 상상력의 보화를 캐내어 현실에 적합한 대안을 만들어갔던 것이다.

'흙'은 삼라만상에 퍼져 있는 모든 물질의 대명사다. 이 흙이 주는 상상으로 각종 이야기와 과학 이론들, 인공지능이 현실화했다. '인공'이나 '지능'이란 말에 물질성이 느껴지지 않지만, 인공지능 장치들은 모두 물질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은 흙이 주는 상상이 인공지능과 같은 현실의 물질로 어떻게 변신해가는지를 '르네상스, 상상과 현실의 세계', '고대, 상상의 세계', '현실에서 실재의 세계로'라는 세 개의 큰 주제로 엮어나간다.

민음사. 388쪽. 1만8천원.

연합뉴스



▲ 차이콥스키 = 정준호 지음.

러시아 출신의 미국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차이콥스키야말로 가장 러시아적인 사람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발레 '백조의 호수' 등으로 널리 알려진 차이콥스키는 러시아인의 정체성을 간직하면서도 그에 갇히지 않고 국제적 음악 언어로 자기만의 고유한 선율을 창조했다.

음악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차이콥스키가 태어난 봇킨스크에서부터 음악 교수로 몸담으며 전성기를 준비한 모스크바, 불행한 결혼의 상처를 딛고 명곡 '바이올린 협주곡'을 쓴 클라랑스, 주요 오페라와 발레 작품이 상연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 이어 마지막 거처였던 클린까지 작품 탄생의 공간들을 두루 찾았다.

차이콥스키는 우리가 여전히 잘 모르는 노천 광산과 같은 거장이라고 저자는 찬탄을 보낸다. 그러면서 잘 알려진 걸작보다 '체레비츠키', '오를레앙의 처녀' 같은 숨은 걸작에 더 주목한다. 책을 통해 몹시 예민하면서도 가족과 친구에게 다정다감하고 쉼 없이 여행하면서도 작곡에 전념했던 한 러시아 사내를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아르테. 292쪽. 1만8천800원.

연합뉴스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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