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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회사채 발행 봇물…1월 시중 통화량 42조원 늘며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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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현금운송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될 설 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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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시중에 풀린 통화량이 사상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올해 초 기업들이 저금리 기조를 활용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앞당겨 유동성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계의 생활자금 수요와 주택자금 수요가 늘며 가계부문의 유동성이 증가한 영향도 있었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1년 1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1월 중 광의통화(M2)는 323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1.3%(41조8000억원)가 증가했다. 증가 폭으로는 2001년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에 머니마켓펀드(MMF)나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 단기 금융상품의 합계다.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자금으로 시중에서 유통되는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기준이 된다.

시중 통화량 증가를 견인한 것은 기업이다. 기업부문의 M2는 한 달 사이에 24조원이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0.1%가 늘었다. 2009년 10월(10.5%)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채권형·주식형 수익증권,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등으로 자금을 확보한 영향이다. 주식 공모나 회사채 발행 등으로 현금을 끌어모았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 초부터 기업들이 금리가 낮을 때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앞당긴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 1월 회사채 발행 실적은 13조5605억원으로, 전달보다 28.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는 21.5%가 증가했다. 이 중 일반회사채(4조5200억원)는 전달보다 330.9%가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중소기업의 대출이 늘어났고, 자금 조달여건이 괜찮은 기업의 경우에는 주식공모나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기업의 M2 증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유동성 확보에 나선 이유는 신종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부 중소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로부터 벗어나지 못해 자금이 필요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대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기업이 투자 자금 확보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국내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경기 회복을 둘러싼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 경기 회복으로 수출 등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수출 물가도 오르고 있다.

가계·비영리 단체 부문의 M2도 한 달 만에 4조7000억원 늘었다. 전월대비 증가 폭은 지난해 10월(18조3800억원), 11월(9조1000억원), 12월(9조원)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말과 동일하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생활자금 확보를 위한 가계 대출이 늘었고, 주택매매와 전세 등 주택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이어지면서 시중 통화량 증가 폭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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