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자·백신접종 완료자 등에 발급
승인 안 된 중·러 백신 인정엔 이견
EU는 당초 ‘디지털 백신 여권 발급’ 법안을 이달에 유럽의회에 제출해 3개월 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프랑스 등이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한 사람에 대한 차별이라며 반대하자 ‘디지털 녹색 증명서’로 가닥을 잡았다.
그리스·스페인 등 관광산업 비중이 높은 국가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EU 차원의 대응을 촉구한 결과다. EU 집행위원회는 이 증명서가 여권은 아니지만 회원국 간 여행·이동 절차를 조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한 백신을 접종한 경우 자동으로 다른 회원국들이 인정하도록 규정했지만 러시아 백신이나 중국 백신 등 EMA 승인을 받지 못한 백신을 접종한 경우 각 회원국이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러시아 백신의 인정 여부는 EU 회원국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헝가리가 지난달 EU 국가 중 최초로 중국 시노팜 백신을 접종하면서 이들에게 증명서 발급이 가능한지 논란이 돼 왔다.
EU에 앞서 아이슬란드는 지난 1월부터 백신 증명서를 발급했다. 이스라엘도 지난달 말부터 ‘그린 패스’를 도입해 공항·상업·문화시설 등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데 활용한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9일 중국판 백신 여권인 ‘국제 여행 건강 증명서’를 채팅 앱 위챗 미니프로그램을 통해 출시했다. 증명서에는 핵산, 혈청 항체 검사 결과, 백신 접종 현황 등의 정보가 들어간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5일 “4월까지 종이 증명서와 동일한 효력의 코로나19 전자 예방접종 증명서를 개인 스마트폰에 암호화해 발급·저장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증명서를 가진 사람은 스마트폰 QR 체크인 형식으로 다중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백신 여권’과 관련해선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WHO는 지난 8일 각국에서 추진 중인 ‘코로나19 백신 여권’ 사용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전 세계적으로 접종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고, 백신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할지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정영교·박현주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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