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중국과 접해 있는 미얀마 무세이에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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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얀마 국민들 사이에서 반중 정서가 강해지는 가운데, 중국이 어려운 외교 시험대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AFP통신은 중국이 미얀마에서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고 전했다. 군부 집권에 반대하는 민중들을 지지하자니 그들은 반중 성향이 강하고, 그렇다고 200명에 가까운 시위대를 죽음에 몰아넣은 군부를 대놓고 지지하기도 곤란하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선 중국이 투자한 섬유공장 32곳이 불에 탔다. 오토바이를 탄 수십 명이 손에 쇠막대기와 휘발유통을 들고 창고와 기숙사에 방화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화재의 피해 규모는 3700만달러(418억원) 수준이다.
이는 중국이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불간섭 입장을 고수하고 경제 협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미얀마 민중의 반발 정서가 빚어낸 사태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반군부 시위 현장에서도 반중국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 화웨이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SNS) 틱톡 등에 대한 불매운동 또한 온라인상에서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16일 미얀마 양곤 거리로 나온 반군부 시위대가 진압 경찰에 맞서고 있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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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는 미안마 내에 팽배해진 반중 정서가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확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동남아 개도국 사이에선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부채 함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태국 국립 쭐랄롱꼰대 정치학과의 티띠난 뽕수디락 교수는 "중국의 이익에 대항하는 (미얀마의) 광범위한 민중 봉기는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을 거쳐 다른 곳으로 전염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미얀마에선 반중 정서 때문에 중국의 대형 투자 프로젝트가 좌초된 적이 있었다. 2009년 중국과 미얀마는 북부 카친주의 미트소네 댐 건설 프로젝트에 합의했으나, 현지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건설이 중단된 뒤 재개되지 않고 있다.
미얀마 정치 분석가인 리처드 호시는 AFP 인터뷰에서 "중국은 어떤 세력이 정부를 차지하든 상관하지 않지만, 중국의 프로젝트와 이익을 보호할 정부를 원한다"고 말했다.
호시는 "중국이 군사정권과 관계를 더 구축하려 할수록, 민중들은 반대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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