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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서울시장 ‘공관 없이’ 취임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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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시장 유고로 난감한 상황

보선 임박...지낼 곳 못정해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새로운 서울시장은 역대 시장 처음으로 ‘무(無) 공관’ 속에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새 시장이 지낼 시장 공관이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아서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38대 시장 당선을 앞두고 공관 문제를 둘러싼 몇 가지 안을 논의 중이다. 신임 시장 공관은 이전 시장이 사용하던 곳을 이어받는 게 관례지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갑작스런 유고로 상황이 다소 난감해졌다. 시 관계자는 “37대 시장은 시가 소유하거나 임차한 공관이 있는 상태로 임기를 시작했던 앞선 전례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원점에서 여러 안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역대 시장들이 사용했던 가회동·혜화동 공관과, 공관 목적으로 착공했지만 다른 용도로 사용 중인 서울파트너스하우스 등이 새삼 주목을 받는다.

먼저 직전 고 박원순 시장이 사용했던 가회동 공관은 재임대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전세 계약이 종료된 뒤 현재는 소유주가 입주한 상태다. 서울시도 현재까지 재계약을 타진할 계획이 없다. 가회동 옛공관은 대지 660㎡(200평), 건물 405.4㎡(122평)의 단독주택 형태로, 지하 1층, 지상2층 규모에 방 5개, 회의실 1개, 화장실 4개를 구비했다. 보증금 28억 원의 고가 전세여서 박 시장 때도 논란이 있었다.

그보다 앞서 사용했던 혜화동 공관을 재활용하는 방안 역시 쉽지 않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한 문제가 얽혀있는데다, 박영선·오세훈 후보 역시 문화유산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다. 오세훈 전 시장 역시 2009년부터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나선 바 있고,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지난달 22일 라디오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재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혜화동 공관 시대는 한양성곽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막을 내렸다. 1981년 박영수 시장부터 박원순 시장에 이르기까지 역대 시장들이 모두 거쳐간 유서 깊은 건물이지만, 힌양도성 위에 자리잡은 시장 공관이 성곽 원형 복원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오며 2013년 박원순 시장 때 자리를 내줬다. 현재 옛 공관은 한양도성 혜화동 전시·안내센터로 사용 중이다.

박 전 시장이 2013년 임시로 활용했던 은평 뉴타운 아파트처럼 차기 시장 공관을 독채가 아닌 민간의 공동주택으로 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이 방안은 서울 아파트 값이 만만치 않게 오른데다 시장 공관 앞에서 열리는 집회·시위 등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른다. 박 전 시장도 새로운 공관 후보지를 확정하지 못해 임시로 머무른 거처였다.

2009년 오세훈 시장 시절 착공한 한남동 서울파트너스하우스의 재활용 가능성도 있다. 본래 시장 공관으로 구상했지만 오 시장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자는 취지로 비즈니스 전용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한 곳이다. 2009년 9월부터 최근까지 서울시 중소기업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 시설로 사용 중이다.

다만 기존 공관 사례를 참고하며 여러 안을 논의 하더라도 직전 공관에 버금가는 자리를 물색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추후 공관 임대료 등이 공개되면 앞서 불거졌던 ‘황제 공관’ 논란이 되풀이 될 우려도 있다.

시의회 예산 통과도 변수다. 일각에선 서울시 의회 다수당이 민주당인 상황에서 야권 시장이 당선되는 경우, 공관 문제 등을 비롯한 다방면에서 시의회가 예산안 통과에 강짜를 놓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제 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시의회를 장악하면서 오 전 시장과 빚었던 마찰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제10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석현황에 따르면 재적의원 109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01석을 차지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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