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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미 CDC “백신 맞은 할머니, 마스크 안 쓰고 손주 만나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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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받은 이들 위한 지침 발표

“바이러스 노출에도 증상 없으면 격리·검사 불필요”


한겨레

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로욜라 매리마운트 대학교에 설치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소에서 한 간호사가 교사 등 교육 종사자들에게 모더나 백신을 주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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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8일(현지시각)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을 위한 공중보건 지침을 발표했다. 백신을 맞은 사람은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저위험군의 사람들과 만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등의 권고가 담겼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날 내놓은 지침에서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사람’(백신 접종자)을 마지막 백신 접종 뒤 2주가 지난 사람으로 규정했다. 두 차례 맞아야 하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백신은 2회째를 맞고나서 2주, 한 번만 맞는 존슨앤존슨 백신은 1회 맞고 2주가 경과한 사람을 말한다.

지침을 보면, 백신 접종자들끼리는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만날 수 있다. 백신 접종자는 또한 백신을 맞지 않았더라도 중증 코로나19 위험이 낮으면서 여러 가족이 아닌 하나의 가족 구성원이라면 실내에서 마스크·거리두기 없이 어울릴 수 있다. 백신을 맞은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이제 백신을 안 맞았지만 건강한 자녀나 손주를 마스크 안 쓰고 실내에서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백신 맞은 할머니가 손주를 편하게 끌어안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백신 접종자에게도 여전히 장거리 이동은 권하지 않았다. 건강하면서도 가까이 사는 자녀를 만나라는 얘기다.

백신 접종자가 고령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의 비접종자를 만날 때는 양쪽 모두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며, 야외 또는 환기가 잘 되는 공간에서 만나야 한다. 백신 접종자가 한 가족이 아닌 여러 가족 비접종자를 만날 때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백신을 맞는 할머니가 백신을 안 맞은 건강한 딸과 딸의 이웃을 만날 경우엔 모두가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을 지켜야 한다. 또한 백신 접종자는 코로나19에 노출됐어도 증상이 없으면 격리나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백신을 맞았더라도 여럿이 있는 장소에서나 코로나19 고위험군을 만날 때는 마스크·거리두기 등을 준수해야 한다. 여행도 자제해야 한다.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은 “여행이 급증할 때마다 코로나19 확진도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번 지침은 코로나19로 인해 1년 가까이 자녀·손주와의 만남을 참고 지내온 고령층에게 특히 반가운 소식이다. 50살 이상 3800만명의 회원을 가진 미국은퇴자협회(AARP)의 빌 월시 공보담당 부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가족 분리에 관한 가슴 아픈 얘기들을 들어왔다”며 이번 지침을 환영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날 현재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사람’은 인구의 약 9%인 3100만명이라고 밝혔다. 이 기구는 이날 발표한 지침을 코로나19의 지역전파 수준과 인구 대비 접종자 비율, 백신 과학의 진화를 봐가며 갱신·확대할 예정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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