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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부의 시위대 유혈 진압... 전쟁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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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홍 양곤대 교수가 전하는 현지 상황
시민들, 주말 내 거리 나와 시위...전쟁터 방불케 해
"군부의 관영매체 보도 국민 누구도 믿지 않아"
한국일보

7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대가 임시 구조물 뒤에 모여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양곤=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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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상황을 어떻게 정리할지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 회의가 6일(현지시간)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미얀마의 유혈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천기홍 미얀마 양곤대 세종학당 교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민들이 (유엔 안보리회의) 결과에 실망하며 주말 내내 거리에 나와서 시위를 했다"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처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천 교수는 7일 만달리에서 발생한 사망사건을 언급하며 "전과 좀 다른 점이라면 구타나 폭행으로 인한 사망사건들이 서서히 발생하고 있다"면서 "총기 사용뿐 아니라 이제는 구타로 인한 사망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군부의 진압이 더 강경해지고 잔혹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시민들이 위험을 감수하며 촬영한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천 교수는 일명 '태권소녀'로 알려진 19세 소녀의 시신 도굴 사건과 관련 "시신 도굴 사진이 SNS와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오후에 정부가 그 관영 매체를 통해 본인들이 도굴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부검 결과 시신에서 나온 탄피가 군의 탄피가 아니라고 발표를 했다"며 "지난달에 네피도에서 첫 희생자가 나왔을 때 군부가 발표한 내용과 똑같은 내용이어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부연했다. 그는 "관영 매체에서 나오는 내용은 미얀마 사람들이 보지도 않는다"면서 "내용을 믿을 이유가 이제 없다"고도 분위기를 전했다.

천 교수는 그러면서 상황이 점점 나빠질 것을 우려했다. 그는 "토요일부터 48시간 내 록다운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퍼지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도시와 도시 간 이동이 금지되고 단전부터 시작해서 통신 차단까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흘러나왔다"고 소식을 전했다.

천 교수 "늦은 밤 총성... 공포 유발 위한 것"

한국일보

미얀마 양곤에서 희생자 추모 촛불 집회가 열린 6일 밤(현지시간) 한 아이도 촛불을 들고 있다. 양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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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교수는 또 "어젯밤 늦은 시간에 양곤 전체에 총성이 울렸다"면서 "오늘부터 전국적인 총파업이 예상되고 있어서 SNS에서 이제 총성, 총을 이용해 시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어 오늘부터 정상적인 시위를 못 하게 하는 조치라는 내용이 나온다"고 했다.

한편 천 교수는 '군부와 중국의 유착관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2000년대 초부터 중국과 미얀마 군부가 추진했던 에야와디 댐 사업이라는 게 있는데 갑자기 그제부터 사업이 좀 가시화되는 게 보인다"면서 "정부에서 그 지역을 전면 통제한다는 발표를 한다는 문서가 발견된 것인데 지역을 통제하고 그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지금 도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얀마 군부에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진 중국 정부는 쿠데타에 대해 미온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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