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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테슬라 600달러 붕괴…잠못드는 서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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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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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이틀간 1.50%를 넘으면서 고평가 논란 속에 공매도 표적이 돼 온 테슬라 주가 600달러 장벽이 붕괴됐다. 테슬라 보유 비중을 높여 온 인기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5일(현지시간)부로 기술적 약세 국면으로 빠져들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대형 기술주 주가가 어느 수준까지 조정될지를 두고 고심에 빠진 가운데, '돈나무 선생님'이라는 애칭을 가진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애플과 세일스포스 주식을 매도하고 테슬라와 스퀘어 주식 저점 매수에 나섰다.

5일 뉴욕증시에서 '전 세계 자동차 시가총액 1위' 테슬라 주가가 하루 새 3.78% 떨어지면서 1주당 597.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준 올해 들어서만 국내 투자자들이 총 13억6777만달러(약 1조5442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한국예탁결제원)된 테슬라는 최근 주가 하락이 가파르다. 올해 들어서는 18.01% 떨어진 상태지만 1월 20일 고점(883.09달러·마감 가격 기준) 대비 32.29% 급락했다.

특히 지난달 들어 급락세가 두드러지며 23일에는 700달러 선이 무너졌고, 불과 2주도 안 된 이달 5일부로 600달러 선이 또다시 무너졌다. 아서 호건 내셔널증권 최고시장전략가는 "테슬라는 꿈에 베팅하는 어린이용 포스터 그림"이라면서 "주가가 기업 펀더멘털보다 훨씬 높은 허공에 떴으나 나무가 하늘에 닿지 못하는 것처럼 결국은 더 오르지 못하고 조정받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회사 주가가 폭등한 덕에 전 세계 2위 부자로 올라섰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평가 자산도 줄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데이터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1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에 이어 순자산 2위(1569억달러)를 지키고 있지만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또다시 1.50%를 넘은 탓에 회사 주가가 급락한 지난 한 주 평가 자산이 270억달러(약 30조4830억원) 줄었다.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는 데 대해 시장은 크게 세 가지 측면을 주목하고 있다. 우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고평가 기업 주가 부담이다. 5일 재무부에 따르면 해당 국채금리는 1.56%에 마감해 전날과 마찬가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시장에서 장기물 채권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데, 국채금리를 따라 장기물 회사채 금리가 오르면 테슬라 같은 성장 기업 미래 부채가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주식시장에서 투매가 이어졌다.

두 번째로는 자동차 반도체 칩 대란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전기차를 불문하고 전 세계 자동차 업계를 휩쓴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탓에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7일까지 2주간 모델3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세 번째로는 '가상화폐 대장' 비트코인 시세 영향이다. 테슬라는 "현금성 자산 중 약 8%에 해당하는 15억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지난달 8일 밝혔는데 실제 투자 시점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주식 토론방을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돈나무 선생님'으로 인기를 끈 우드 CEO는 오히려 테슬라 비중 확대에 나섰다. 아크인베스트에 따르면 '아크혁신ETF'는 5일 테슬라 주식을 1만9272주 매수해 보유 비중을 9.99%로 늘렸다. 해당 ETF는 지난해 전 세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펀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5일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올해 다섯 번째로 많이 순매수(총 2억9871만달러)한 종목이다.

다만 아크혁신ETF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또다시 1.50%를 넘어서기 시작한 지난달 25일 이후 시세가 15.36% 떨어졌다. 다만 올해 고점(2월 12일 156.58달러) 대비 25.23% 급락해 기술적 약세에 진입했다. 증시에서는 해당 종목 시세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로 진단한다. 아크인베스트가 운용하는 다른 네 개 ETF도 약세로 전환했는데, 회사가 기준으로 삼는 S&P500지수가 고점 대비 2.37% 떨어진 점에 비하면 낙폭이 두드러진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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