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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부, 美 계좌서 1조 빼가려다 바이든에 제동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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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제재·비판에도 유혈진압 이어가

"눈에 띄면 누구든 쏠 것" SNS에 위협도

국제사회에서 반(反) 쿠데타 시위를 유혈 진압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가 미국에 예치해 둔 거액의 자금을 빼내려다 미 당국의 개입에 제동이 걸린 사실도 공개됐다.

중앙일보

한 미얀마 군인이 중국 동영상 공유 앱을 통해 시위대에 살해 협박을 하는 모습. 하이케 아웅 MIDO 사무총장은 "군인과 경찰이 만든 위협하는 동영상이 수백개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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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1일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직후 미얀마 중앙은행 명의로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예치된 10억 달러(약 1조1250억원)를 인출해 다른 곳으로 옮기려 했다.

이 자금은 이미 마약 밀매, 돈세탁 등 범죄 연루 정황이 있어 추가 조사 대상인 ‘회색 명단’에 올려져 있었다. 지난달 4일 미얀마 군부가 이를 인출하려 하자 뉴욕 연은 당국자는 이 거래의 승인을 지연시켰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거래를 무기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며 자금이 묶였다.

로이터통신은 “군부의 인출 시도 직후 미국 정부가 곧바로 미얀마에 제재를 가해 현재 미국 은행에 예치된 모든 미얀마 중앙은행 자금이 무기한 동결된 상태”라고 전했다.

군부와 관련된 기업에 대한 제재도 이어지고 있다. 4일 미 상무부는 미얀마 국방부, 내무부, 미얀마경제기업, 미얀마경제지주회사 등 4곳을 수출규제 명단(entity list)에 올렸다. 미얀마 군부와 미국 기업 간의 거래가 사실상 금지된 것이다. 상무부는 이날 “쿠데타를 저지른 이들에게 그들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계속해서 물을 것”이라며 추가 제재를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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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사흘 전 반쿠데타 시위 도중 남편을 잃은 한 여성이 아이를 안고 오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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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미얀마 군부의 소 윈 부사령관은 3일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와의 대화에서 “우리는 제재에 익숙하며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며 미국 등의 대응을 평가절하했다.

군‧경이 시위대 살해 협박 영상을 SNS에 올리는 등 강경 진압 기조도 이어가고 있다. 미얀마의 디지털 권리 단체인 MIDO는 “중국 동영상 공유 앱인 틱톡에서 시위대를 위협하는 800개 이상의 친군부 동영상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 영상에서 소총을 든 한 병사는 “오늘 밤 도시를 순찰할 때 보이는 사람은 누구든 쏠 것"이라며 "순교자가 되고 싶다면 내가 그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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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시민들이 군경의 발포에 일제히 몸을 피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군경 발포로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지만 시민들은 다시 거리로 나왔다.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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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군·경에 의해 최소 54명이 숨지고 1천700명 이상이 구금됐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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