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고농축 치료제라서 여전히 효능 기대"
다음 달 허가 신청…임상 데이터는 당분간 비공개
GC녹십자 혈장 치료제의 혈장 분획과정을 지켜보는 연구원의 모습. /GC녹십자 제공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血漿) 치료의 효과가 없다는 미국 보건당국의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 혈장 치료제를 개발 중인 GC녹십자(006280)는 4일 "우리의 치료제는 이번 결과와 관련 없다. 계획대로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효능 논란 우려를 사전에 일축하는 모습이다.
전날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지난해 8월부터 511명의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혈장을 투여해 중증 발전을 얼마나 막아주는지 조사했지만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진행 중이던 임상시험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혈장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에게서 채취한 혈액 성분이다. 바이러스에 맞서는 중화항체가 포함돼 있어, 다른 환자에게 수혈하면 치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받았다.
혈장 치료제로 임상 2상을 마치고 다음 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 신청을 준비 중인 녹십자는 NIH의 발표에 선을 그었다. 혈장 치료제는 회복 환자에게서 혈장을 채취한 후 중화항체를 고농도로 농축한 의약품이기 때문에, NIH 임상처럼 단순히 혈장을 환자에게 수혈하는 방법과 다르며 더 높은 효능을 가진다는 것이다.
다만 치료제의 임상 데이터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외부에 확실한 효능을 입증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녹십자는 현재 도출 중인 임상 2상 결과를 별도의 공개 없이 다음 달 허가 신청을 위해 곧바로 식약처에 제출할 계획이다. 제때 허가 신청이 이뤄지면 식약처가 약 40일간 검토를 거쳐 오는 5~6월쯤 검토 결과와 함께 임상 데이터도 공개할 수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39건의 치료목적 사용승인이 이뤄져 의료현장에서 쓰여왔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몇몇 기업들도 혈장 치료제 임상을 꾸준히 진행 중인 만큼 치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십자의 혈장 치료제는 종근당(185750)의 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과 함께 셀트리온(068270)의 ‘렉키로나주’에 이은 국산 2호 치료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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