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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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경제가 외환 위기 이후 22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경제성장률과 국민소득 증가율 모두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924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0.3% 성장했다. 1998년 외환위기(-0.9%) 이후 최저치다. 달러기준으로는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원화 약세의 영향이다.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 1월 발표했던 속보치와 같은 -1.0%(전년동기대비)였다. 1998년(-5.1%) 이후 22년만의 역성장이다. 전년 대비 민간소비가 크게 줄어든 –4.9%를 기록하며 성장률을 까먹었지만, 정부 소비가 큰 폭 늘어난 4.9%를 기록하며 이를 만회했다.
지난해 우리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인 명목 GNI는 전년보다 0.2% 늘어난 194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1998년(-1.6%)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국외 순수취요소소득(15조9000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달러 기준 명목 GNI는 1조6443억 달러로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명목GNI를 총인구수로 나눈 1인당 GNI(3만1755달러)도 1년 전보다 1.1% 줄었다. 2019년(-4.3%)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1인당 GNI는 명목GNI를 총인구수로 나눈 것으로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을 보여준다.
실질 GDP와 실질 무역 손익의 합을 나타낸 실질 GNI(1819조1000억원)도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감소 폭은 1998년(-7.7%) 이후 가장 컸다. 유가 하락 등으로 교역조건이 일부 개선되면서 실질 무역손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2019년 13년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GDP 디플레이터는 지난해 플러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GDP 디플레이터는 1년 전보다 1.3% 상승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국내에서 생산한 수출품 등을 포함한 경제 전반의 종합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수출 디플레이터(-5.0%)와 수입 디플레이터(-6.7%)가 일제히 하락했지만, 내수 디플레이터가 1.1% 상승하며 이를 상쇄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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