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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더 간다 vs 디지털 튤립…여의도 증권가도 '와글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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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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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널뛰기 장세를 펼치는 비트코인을 두고 전세계적으로 낙관론과 비관론이 강하게 맞부딪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같은 날 비트코인에 대한 상반된 의견을 담은 증권사의 보고서가 나란히 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좀비의 출현'이라는 제목의 분석 보고서를 통해 "테크기업들이 (비트코인 투자의) 포문을 열었고 굴지의 금융사들도 뒤쳐지지 않기 위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라며 "제도권 편입과 자산군 편입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서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 비중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서서히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전망이 밝다는 게 한 연구원의 시각이다. 특히 한 연구원은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에 주목했다. 테슬라는 지난 1월 보유자금의 7.7%에 달하는 15억달러(한화 약 1조 6867억원)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공시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테슬라와 비트코인이 만났다"라며 "테슬라는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하려는 과정에서 비트코인을 금융서비스 분야에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

테슬라에 이어 애플의 비트코인 투자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컸던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한 때 비트코인을 튤립버블이라고 비판했던 JP모건도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비트코인을 투자적격 자산에 추가하는 등 비트코인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DS투자증권은 정반대의 의견을 내놨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야수의 심장을 가져라'라는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에 열광하게 했던 본질적 가치는 희미해지고 있고 투기적 성향만이 짙게 자리잡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양 연구원은 비트코인 옹호론자가 주로 주장하는 '비트코인=디지털금'이라는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말부터 달러 인덱스 반등으로 금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어 양의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양 연구원은 "금과 비트코인이 디커플링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비트코인 투자의 근거 중 하나인 '인플레이션 헷지를 위한 투자'라는 의미는 퇴색됐다"라며 "비트코인은 자산으로 인정받지 않아서 규제도 없고, 배당도 없고, 이자도 없고, 매출도 없으며, 당연히 보증해주는 기관도 없다. 오로지 수요와 '미래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로 가격 상승을 이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17년 말 비트코인 버블이 터졌을 때 비트코인 가격이 80% 수준까지 급락한 점을 언급하면서 비트코인이 시장 리스크 헷지, 부의 저장 수단, 거래의 기준 단위 등의 기능을 수행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긍정적 시그널들에 대한 민감한 반응과 그것의 정도는 비트코인의 여전히 높은 변동성 리스크를 보여주지만 시장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라며 "긍정적 시그널에 그러하였듯 부정적 시그널에 대한 반응도 변동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높이 올라간 만큼 충격은 강하고, 거래량이 증가한 만큼 피해자도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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