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장관은 10년 만에 다시 민주당 후보로 서울시장에 도전하게 됐다. 박 전 장관은 지난 2011년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로 발생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하지만 야권(野圈)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당시 무소속이던 박원순 전 시장에게 져 본선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다. 2018년 지방선거 때는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했지만 3선(選) 도전에 나선 박 전 시장에 밀려 2위에 그쳤다.
박 전 장관은 지난 1월 말 장관에서 물러나 뒤늦게 경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초반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 의원을 앞섰다. MBC 앵커 출신으로 4선 의원을 지낸 그는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는 선거 캠페인을 벌였다. 의원 시절 원내대표를 지냈고, 여성으로서는 첫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지도가 높고 본선 경쟁력을 갖춘 여성 중진 정치인이란 점에서 당원들이 선택한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지난 대선 경선 때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지지해 한동안 민주당 내 비문(非文) 정치인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 4월 중기부 장관으로 입각하고 서울시장 경선에서 승리함으로써 당내 일각의 이런 시선도 털어냈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문재인 정부 각료 출신들이 박 전 장관 캠프 자문단에 참여하고 윤건영 등 민주당 내 친문계 의원들도 지원에 나섰다. 민주당에선 박 전 장관이 서울 강남 지역 재건축·재개발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등 정책적으로 중도적 성향을 보인 점도 경선 표심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 전 장관은 최근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양자·다자 대결에서 야권(野圈)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에게 우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여야 일대일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판세가 박빙으로 흘러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 전 장관은 본지 인터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될 것이라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열린민주당의 김진애 의원,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과 범여권 후보 단일화 협상에도 나설 예정이다. 조 의원은 민주당·열린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 의원은 민주당의 비례 위성 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으로 당선된 의원이라 당 대 당 단일화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협상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586 운동권 출신으로 ‘민주당다운 후보’를 내걸었던 우 의원은 지난 2018년에 이어 두 번 연속 서울시장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우 의원은 이날 경선 결과 발표 후 “자랑스러운 민주당원으로서 오직 민주당 승리의 길에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박상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