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가상화폐 지지” 공개 선언
15억弗 규모 구매 공시로 랠리 촉발
투자자 몰리며 연일 사상 최고가 경신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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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 가격이 높은 것 같다고 말한 뒤 비트코인 시장이 출렁거렸다. 미국 경제수장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주최 행사에서 “(비트코인이) 종종 불법 금융에 사용된다는 점이 걱정된다”며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이라면서 “매우 투기적 자산”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22일(현지시간)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매트릭스 자료를 인용해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한때 5만달러(5560만원) 아래로 떨어져 4만7700달러(5300만원)까지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머스크가 비트코인 가격이 높아 보인다고 말한 뒤 비트코인 가격은 미끄러지면서 멈칫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 20일 트위터를 통해 금 투자가 비트코인보다 낫다는 유로퍼시픽캐피털 CEO 피터 시퍼의 의견을 반박하면서도 가상화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비트코인 트윗은 테슬라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도 일조했다. 테슬라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8.55% 하락한 714.5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 주가 하락으로 머스크의 재산도 하루 만에 152억달러(16조9000억원) 증발했다고 전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2일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테슬라는 8일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구매 사실을 공시해 랠리를 촉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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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발언으로 국내 비트코인 가격도 간밤에 무려 800만원이나 오르내리면서 투자자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23일 오후 2시40분 현재 1비트코인 시세는 5565만원에 거래됐다. 어제만 하더라도 개당 6500만원이 넘었던 비트코인은 간밤에 급락하며 6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당일 고가인 6548만8000원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무려 1000만원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또다른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에서도 같은 시간 비트코인은 5570만원에 거래됐다.
앞서 비트코인은 지난 16일 사상 처음으로 개당 5만달러를 넘어섰고, 시가총액도 1조달러(약 1100조원)를 돌파한 바 있다. 간밤에 가상화폐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매도와 매수를 하려고 일시에 몰리면서 빗썸에서는 접속 장애가 빚어지기도 했다. 빗썸은 전날 밤 11시36분 ‘홈페이지 접속 일시 지연 안내’ 공지문을 띄우며 “접속자가 급증해 트래픽이 늘면서 일시적으로 모바일 웹, 앱, PC 등을 통한 사이트 접속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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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발언 이외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암호자산(가상화폐)은 내재가치가 없다”며 “가격 전망은 대단히 어렵지만, 앞으로도 가격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말하면서 비트코인 변동성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최근 비트코인의 급등세에 대해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투자나 테슬라 대표의 대량구매,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활용계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설계와 기술 면에서의 검토가 거의 마무리가 됐다”며 “이를 토대로 올해 안에 가상환경에서의 CBDC 파일럿 테스트(시험)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범수·김민서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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