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데스크에 따르면 23일 오후 3시 30분(한국시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9.65% 내린 5만758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새벽에는 역대 최고가인 5만6668달러에서 한때 18% 급락해 4만7000달러대로 내려앉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는 비트코인에 대한 옐런 장관의 부정적인 발언과 연준의 CBDC 발행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지난달 상원 인준청문회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사한 바 있다.
동시에 옐런 장관은 연준이 준비 중인 자체 디지털 화폐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중앙은행이 자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며 "연준이 이야기하는 소위 '디지털 달러'는 더 빠르고, 안전하고, 저렴한 결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의 강도 높은 비트코인 '때리기'는 민간 발행 가상화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존 중앙은행 시스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인 화폐 발행권과 글로벌 결제 시스템의 통제력을 가상화폐에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도 디지털 달러화 발행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시 립스키 애틀랜틱카운슬 지오이코노믹센터 소장은 이날 옐런의 발언에 대해 "역대 재무장관 중 디지털 달러에 대해 가장 전향적으로 말했다"며 "처음으로 재무부가 CBDC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경쟁적으로 디지털 화폐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디지털 화폐인 CBDC는 법정화폐처럼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정부가 가치를 보장한다. 비트코인과 같이 민간이 발행하는 가상화폐와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
연준도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 국제결제은행(BIS)과 함께 CBDC를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은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도 CBDC 관련 연구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미국은 이미 디지털 위안화를 구축해 달러에 도전장을 낸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중국 인민은행은 물밑에서 준비해온 디지털 위안화를 선보였다. 당시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가 소액 현금 거래를 일부 대체하는 용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무역대금 결제와 해외 송금 등에 사용되며 미국에 도전하는 중국의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향후 경제 주도권을 놓고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간 '디지털 화폐 패권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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