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재판의 쟁점은 SEC가 암호화폐를 화폐로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인데, 전자 쪽으로 결론이 난다면 가상자산 관련주 투자자들의 투심도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증권가는 대체로 SEC가 쉽게 패권을 내주리라 기대하긴 어려울 듯싶다며, 중장기적으로도 중앙은행이 암호화폐 시장을 흡수할 확률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2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 간 첫 재판이 열린다. 이번 재판으로 암호화폐가 화폐 지위를 인정받으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뿐 아니라 관련주까지도 수혜 대상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비트코인 관련주로는 위지트, 우리기술투자, 비덴트 등이 자주 언급된다. 카난, 더9리미티드 등 나스닥 상장사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SEC는 암호화폐 XRP 발행사 리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리플이 미등록 증권을 발행하고 13억달러를 모집했다는 게 이유였다. SEC는 XRP을 화폐가 아닌 '디지털 증권'으로 해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플을 화폐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나오면 암호화폐의 신인도가 올라가고 가상자산에서 화폐로의 전환 추세도 보다 가속화될 것"이라며 "증시에는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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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관련주는 벌써부터 기대감에 몸값을 높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14분 기준 비덴트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29.56%(3000원) 오른 1만3150원에 거래가 체결 중이다. 우리기술투자(18.45%), 위지트(14.86%) 등도 큰 폭으로 상승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돌파한 점, 글로벌 운용사들이 적극 투자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점 등이 두루 영향을 줬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CNBC 방송에 출연, "그것(비트코인)을 조금 해보기 시작했다"며 비트코인 투자를 공식화했다.
다만 증권가는 리플이 SEC를 상대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미국의 달러패권, 중앙집권형 통화질서를 부정하는 암호화폐는 기득권에 있어 크나큰 도전이란 지적이다. 암호화폐는 직거래가 아닌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중앙은행을 비롯한 통제기관은 물론 은행 같은 중개기관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
박상현 연구원은 "당장 리플에 유리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며 "중장기적으로도 중앙은행은 관리·통제 가능한 암호화폐(CBDC)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CBDC란 민간 암호화폐와 같이 블록체인의 분산 저장 기술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중앙은행이 발행 및 보증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공개실험 진행,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시험유통, G20에서의 디지털 화폐 허용 논의 등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CBDC 관련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CBDC 관련주로는 로지시스, 한네트, 케이씨에스, 한국전자금융, 케이씨티, 프리엠스, 푸른기술, 인바이오젠 등이 자주 오르내린다.
윤지은 기자 ginajana@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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