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총파업 국민 궐기 분위기...전국 위태로워"
"통신 차단된 지방, 광주민주화운동 연상케 해"
군부 쿠데타 발생 후 유혈사태가 악화하는 미얀마 양곤에서 21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독재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양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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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가 발발한 지 4주째로 접어든 22일 군부의 강경진압 예고에 미얀마 전역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로 인한 유혈사태에 이어 이날 국민 총궐기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현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얀마 양곤에서 19년째 거주하며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천기홍 교수는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한 인터뷰에서 "양곤 외곽지역 등지에서 경찰 총격으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여러 명이 중상을 입어 오늘 총궐기를 하자는 분위기가 급속도로 퍼지는 등 전국이 위태로운 상태"라며 "모든 국민이 총파업해 군부에 총궐기를 하자는 분위기"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앞서 현지 매체 이라와디 및 AP통신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의료진 등이 주축이 돼 만든 '시민불복종운동' 측은 주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날 미얀마 지역에서 총파업을 벌이자고 촉구했다.
군정은 "시위대가 22일 폭동과 무정부 상태를 일으키도록 선동한 것이 밝혀졌다"면서 "총파업에 참여하면 안 되며 5인 이상 집회 금지 조치를 준수하라"고 경고했다.
"22일 대규모 유혈사태 우려...국제사회 관심 절실"
미얀마 모델 파잉 탁콘이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쿠데타 반대 시위 모습. 파잉 탁콘 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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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교수는 특히 미얀마 군부의 진압이 지방에서 거세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과거 우리나라 광주 같은 상황"이라며 "5·18 민주화항쟁 때 서울만 평화로웠고 광주는 위기였는데 그런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인 양곤은 비교적 평화로운 시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지역은 통신도 차단돼 전화도 안 되고 문자메시지로만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차단돼 있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또 사망자와 관련해 "지금 정확하게 집계가 되지 않고 있다"면서 "만달레이에서 15세 소년과 30대 목수가 저격수가 쏜 총에 밪아 사망을 했다는 소식이 나왔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이 이에 상당히 분개하고 있고 어떻게든 끝까지 가야 한다는 분위기"라면서도 "무력으로 시위를 해야 한다기보다는 이 시위가 중단돼선 안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평화적 시위를 하되 많은 국민이 참여해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천 교수는 그러면서 국제 사회의 관심과 압박을 호소했다. 그는 "외국어를 전공한 학생들이 각국 공관으로 가 무릎을 꿇고 호소하는 등 행동을 취하고 있다"면서 "유엔사무소 앞에서도 '얼마나 많은 희생이 생겨야 유엔이 직접 나설 것이냐'라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젊은 학생들이 지금 이런 부분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면서 "(이런 호소를 하는 것 말고는) 사실상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건 현재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문민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군부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면서 지금까지 최소 4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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