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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비트코인이 개당(1BTC) 가격이 5만 달러(16일 코인베이스 기준 5만579달러)까지 돌파하며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발 빠른 개인투자자의 전유물이었던 예전과 달리, 기업과 거대 금융기관마저 속속 투자를 준비 중이다. 미국 달러화의 지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기대와 반대 등 격론까지 벌어지고 있다.
◇기관들 참전 가속화 = 지난해 8월 나스닥 상장사인 IT기업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비트코인에 투자할 때만 해도 다소 이색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여졌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8월에 먼저 비트코인 2만1454개를 2억5000만 달러에 사들였고, 이후 9월 1만6796개의 비트코인을 1억7500만 달러에 추가로 매집했다. 비트코인 첫 매수 사실이 알려진 이후부터 주가는 600% 이상 폭등했다.
이후 계속해 매수해 현재 7만2000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비트코인 추가 구입을 위해 6억 달러 규모 전환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비트코인 구매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폭발시킨 도화선이 됐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8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15억 달러(약 1조6530억 원) 규모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금 보유액의 8%에 달한다. 비트코인을 자사제품 결제수단으로 용인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기존 주류 금융기관에서도 점차 가상자산을 거래 수단이나 투자 대상으로 보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이달에만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뉴욕멜론은행(BNY 멜론)은 가상자산의 보유·이전·발행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마스터카드도 올해 중 자체 네트워크에서 가상자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캐나다에선 최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처음으로 당국의 승인을 받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도 비트코인을 투자 대상에 추가할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JP모건체이스는 “비트코인은 대체 통화 수단으로서 금과 경쟁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14만6000달러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비트코인 선물을 처음으로 ‘투자적격 대상’에 올렸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외교 관련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 주최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이 매일같이 거대한 움직임을 보인다”며 “글로벌 시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종식되지 않는 논란 = 지난해 전 세계적인 경기부양책의 결과로 천문학적으로 늘어난 유동성과 각국 통화 가치의 하락은 실물 자산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미국과 국내 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는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움직임과 함께 비트코인이 달러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기대감까지 나타났다. 기업과 금융기관이 인플레이션 관리 수단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움직임은 이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결코 달러를 위협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비트코인이 달러를 위협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리가 알 수 있는 미래 범위 안에서는 달러 경제가 계속된다”며 “금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비트코인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달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떤 가상자산도 달러가 가진 국제통화의 지위에는 위협을 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남북전쟁 전에는 은행들이 각자 지폐를 발행했다면서, 현재로 비유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 등이 각기 다른 화폐를 찍어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비트코인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비트코인은 투기적 자산이며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비트코인은 투기적인 자산”이라며 “일부 비난받을 만한 행동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에 대해) 규제가 있어야 한다”면서 규제는 전 세계적 차원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도 가상자산에 대한 강력한 규제 도입을 시사했다.
옐런 장관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가상자산은 주로 불법 금융 거래에 사용된다”며 “비트코인 사용을 줄이고 자금세탁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김우람 기자(hur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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