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일촉즉발… 대규모 시위에 양곤 시내 장갑차 등장

1일 군부 쿠데타…이후 9일째 대규모 항의 시위 계속

15일 미얀마 인터넷 사실상 차단된듯

14일(현지 시각) 미얀마 양곤에서 군인들이 장갑차량을 몰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양곤에서 장갑차가 목격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EPA 연합뉴스

미얀마 전역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14일(현지 시각) 최대 도시 양곤 등에서 장갑차량들이 목격되는 등 군부가 병력을 전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에는 군부가 인터넷을 사실상 전면 차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지 미국 대사관은 미얀마 거주 자국민에게 자택에서 대기할 것을 촉구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나우 등 현지 언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4일 양곤을 포함한 미얀마 일부 지역에서 미얀마군의 장갑차량 등이 등장했다. 지난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양곤 시내에 장갑차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현지 언론 영상에는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장갑차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냄비를 두드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얀마 군부는 장갑차 출현에 대해 공식 논평을 하진 않았다. 다만 한 군부 관계자는 1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장갑차 배치에 대해 인정하며 배치 이유를 “치안 악화에 시민들이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주미얀마 미국대사관은 14일 트위터를 통해 자국민들에게 자택에 대기할 것을 촉구했고, 이어 15일 오전 1시부터 오전 9시까지 통신 두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14일(현지 시각) 미얀마 양곤에서 시위대가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는 미얀마에서 15일 오전 1시부터 사실상 전면적인 인터넷 차단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미얀마 인터넷 접속률이 평소의 14% 수준으로 떨어졌다고도 전했다. 미얀마에선 이번을 포함해 쿠데타가 벌어진 1일과 6일 등 총 3차례 국가 전체적인 인터넷 차단이 있었는데, 이번 인터넷 차단은 양곤 등 주요 도시에 장갑차가 배치된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인터넷 차단으로 인해 군부의 시위 강경 진압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밖에도 현재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장면은 여럿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매체를 인용해 군부가 14일 북부 까친주 발전소 인근에서 시위대 해산을 위해 물대포와 총기도 발포했다고 전했다. 다만 총기가 고무탄인지 혹은 실탄인지 여부와 사상자 발생 여부는 불명확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시위대는 이 발전소에 군 병력이 배치된 것은 군부가 전기를 차단하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소셜미디어상에는 양곤 거리에서 군인을 수송하는 군용 트럭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도 확산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2일 메이크틸라시에서 우익 폭력배에 의한 백색 테러가 발생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또 군부가 수감 중인 극우 승려를 포함해 죄수 2만3000여명에 대해 사면 결정을 하면서 방화 등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어 사회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시위대는 14일 미얀마 곳곳에서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쿠데타로 가택 연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을 비롯한 문민정부 인사와 민주화 운동가 등의 즉각적인 석방과 군부 독재 타도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군부가 야간에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는 인사들을 체포한 것에 항의하기도 했다. 시민 불복종 운동의 일환으로 공무원들이 업무를 거부하는 운동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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