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지난해 KT의 매출이 뒷걸음질쳤다. 연간 영업이익 증가폭도 경쟁사 대비 낮은 2%대에 그쳤다. 다만 미디어 등 디지털 플랫폼 매출이 크게 성장하면서 KT 별도기준 서비스 매출은 9년만에 15조원 벽을 넘어섰다. 구현모 대표가 박차를 가한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X) 사업 매출은 전체 사업영역 중 가장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KT는 2020년 연결기준 매출 23조9167억원, 영업이익 1조1841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1% 증가했다.
KT별도 기준 매출 역시 17조87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줄었다. 단말 수익(2조7965억원)은 1년 전보다 14.6% 감소했다. 서비스수익(15조828억원)은 소폭 늘어 15조원대를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17.4% 늘어난 8782억원, 순이익은 55.3% 증가한 665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성장세는 AI, DX, 미디어 등 디지털 플랫폼이 견인했다. AI·DX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IDC와 클라우드 사업 역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며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국내 최대 용량의 용산 IDC는 이미 예약률 70%를 달성했고, 클라우드 사업도 공공?금융기관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블록체인 매출은 코로나19 이후 지역상권 강화를 위한 지자체의 지역화폐 발행량이 증가하면서 2019년 대비 7배 가까이 늘었다.
IPTV도 플랫폼 기반 매출 증가로 KT 매출 성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이어갔다. IPTV 매출은 1조7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KT는 "제휴 확대를 통한 서비스 경쟁력 강화로 가입자 순증세를 지속하며 유료방송시장 1등의 자리를 더욱 확고히 다졌다"고 평가했다.
무선 매출(6조9338억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로밍 매출이 감소했으나 5G 가입자가 본격적으로 늘면서 전년 대비 1.3%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 말 기준 5G 누적 가입자는 362만명으로 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순증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한 후불 휴대폰 가입자 중 25%가 5G를 사용하면서 3사 중 가장 높은 5G 가입 비중을 나타냈다. 무선 ARPU도 3사 중 가장 높았다.
최근 몇년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유선전화 매출은 전년 대비 7.3% 감소했고,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서비스 상용화 22년만에 국내 최초 900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이밖에 BC카드는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여행객 감소 및 소비 위축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 KT에스테이트는 분양 매출 감소, 여행객 감소 등의 직격탄을 맞으며 24.9% 줄어든 매출을 거머쥐었다. T커머스·온라인 광고 취급고 증가, 음원 서비스 가입자 확대 등으로 콘텐츠 그룹사 매출은 전년 대비 9.6% 성장했다.
지난해 ‘텔코(Telco)’에서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로의 전환을 선언한 KT는 향후 차별화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ABC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그룹사 차원의 리스트럭처링도 진행 중이다.
이날 KT는 1주당 배당금을 전년보다 250원 늘어난 1350원으로 결정했다.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 후 지급한다.
김영진 KT 재무실장은 “2021년은 디지털 플랫폼 사업의 확대,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차별화된 방식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그룹 역량을 결집해 성장에 집중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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