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도심에서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병사가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다. 양곤/UPI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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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지난 1일 발생한 군부의 권력 찬탈과 관련해, 미국이 이를 ‘쿠데타’로 규정하고 제재에 나선 반면, 중국은 “개입은 더 큰 혼란을 부를 것”이라고 경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3일 “미국이 미얀마 사태에 대한 개입에 나선 가운데 이웃국가인 타이와 캄보디아는 미얀마 사태에 대해 ‘내정’이라고 규정했고, 싱가포르도 ‘양쪽 진영이 자제해야 한다’는 중립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따 “제재는 미얀마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며, 면밀히 지켜보되 사태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선택지”라며 “어느 세력이 집권하든 중국은 이를 존중할 것이며, 합법적으로 권력이 이어지는 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얀마 사태를 둘러싼 ‘지정학적 셈법’도 내비쳤다. 신문은 “미국이 미얀마 사태를 ‘쿠데타’로 규정하고 원조를 중단하면 미얀마는 중국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으며, 포괄적 경제제재를 부과한다면 반미감정이 거세질 것”이라며 “하지만 바이든 정부로선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민주주의의 원칙’을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얀마 사태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가 소집된 것에 대해 “안보리 각국과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어떤 행위자도 미얀마의 정치·사회적 안정과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얀마의 우호적인 이웃국가로서 중국은 각 세력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갈등을 적절히 처리하고, 정치·사회적 안정을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며 “(섣부른 개입으로) 갈등을 격화시켜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동남아 순방길에 미얀마를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64) 군 최고사령관을 만났던 점이 뒤늦게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자료를 보면, 왕 부장은 쿠데타 발생 20일 전인 지난달 12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흘라잉 사령관을 만나 “미얀마 군이 국가 부흥을 사명으로 여기고,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의 미래 발전을 고려하는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에 흘라잉 사령관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지위와 영향력이 높아지는 것을 지켜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대만·홍콩·신장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며, 양국 우호 증진과 전방위적 협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는 지난달 14일 흘라잉 사령관이 당시 면담에서 왕 부장에게 양국 현안과 전혀 무관함에도, 군부가 파악한 ‘선거 부정’ 관련 의혹을 장황하게 설명했다고 전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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