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받는다고 실효성 높아지나…
금융사고 땐 추가 징수 이중 부담”
금융감독원의 사모펀드 사태 감독 실패 논란과 함께 금융사로부터 받는 감독분담금 규모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금감원 예산 중 80%는 금융사들이 내는 감독분담금으로 채워진다. 감독분담금은 금융사에 검사·감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으로부터 영업이익과 총부채에 따라 차등해 산정되는데 연간 3000억 원에 달하는 분담금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논란으로 분담금제도 관련 연구용역을 시행했고 올해 초 분담금 산정 기준과 부과 대상을 개편하는 방향으로 최종 결론이 나왔다. 해당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금감원은 올해부터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기업, P2P업체 등 금감원 검사를 받는 모든 피감기관에 감독분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 그동안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이유로 이들 기업을 감독분담금 면제 대상으로 분류했다. 아울러 순이익 50억 원이 안 되는 소형 금융사와 전자금융업자, 보험대리점(GA) 등도 감독분담금을 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받는 감독분담금 규모가 커지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감독비용으로 연간 3000억 원을 지불하지만 제대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아 사모펀드 사태를 막지 못했다”며 “분담금을 더 받는다고 금감원 검사의 실효성이 높아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사들도 현 감독분담금 제도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위원회의 금융기관 분담금 징수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금융사의 금융사고 등에 따른 추가적인 검사로 투입된 금감원 인원 수가 증가하면 분담금을 추가로 징수할 수 있다. 해당 규정에 따라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올해 46억9000만 원과 46억 원을 각각 추가로 내야 한다. 금감원이 2019년 DLF(파생결합펀드) 사태로 두 은행에 대한 부문검사를 여러 차례 실시한 것이 그 배경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 이후 제재심의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가 개최되면 해당 위원회 결정에 근거해 경우에 따라서는 몇천억 원을 배상한다. 그런데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분담금을 추가로 부과하는 것은 이중 부담”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2017년 ‘금감원 기관운영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감독분담금을 정부가 직접 통제하라고 통보했다. 금감원에 대한 재정 통제 수단이 미흡해 감독분담금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배경이었다. 감사원은 조직과 인력 운용, 인건비 예산 편성도 적정하지 않아 조직·예산의 효율적 관리·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모펀드 전수 조사 실시 등 해마다 증가하는 금융사고로 검사 인력은 계속 부족한 상황”이라며 “금융사고를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선 충분한 인력이 정기적으로 검사를 나가야 하는데 그 전제 조건은 인력에 알맞은 예산으로 인력 운용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투데이/나경연 기자(contes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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