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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공모주 청약 1억은 있어야? “8만원 넣어 4주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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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등배정 방식 적용으로

최소단위 10주 청약 많아

자금력→계좌수가 경쟁력

친지 계좌 차명거래 우려


한겨레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10월15일 코스피 시장 상장기념식. 한겨레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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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원 어치 10주만 청약해 4주 받았어요”

개인투자자 몫으로 할당된 공모주식 물량의 절반을 똑같이 나눠주는 ‘균등 배분’ 방식의 도입효과가 나타났다. 24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청약이 마감된 핀테크업체 핑거에 최소 청약단위인 10주를 청약한 투자자는 4주를 받게 된다. 개인 배정분의 절반(13만주)을 청약자 수(3만3170명)로 나눈 결과다. 핑거 공모가는 1만6천원으로, 10주 청약에 필요한 증거금(50%)은 8만원이다. 지난해 10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청약에선 1억원 가량의 증거금을 넣고도 2주만 받았다는 점에서 제도개편으로 소액투자자의 공모참여 유인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6월 에스케이(SK)바이오팜 공모 이후 ‘현금부자’들이 수십억원을 동원해 물량을 쓸어가자 금융당국은 개인 청약물량 확대와 균등배분 방안을 내놨다. 개인 몫의 나머지 절반은 기존대로 청약 증거금을 많이 낼수록 많이 배정된다. 핑거의 경우 최대한도(2만6천주)까지 청약한 투자자가 받는 주식수는 과거 방식으로 했을 경우 28주에서 이번엔 18주로 줄었다. 같은 날 5개 증권사에서 청약을 받은 전자부품업체 솔루엠도 일부 증권사의 경우 8만5천원(10주 증거금)을 넣으면 3주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균등배분이 처음 적용된 마스크제조업체 씨앤투스성진도 최소 증거금 16만원을 청약하면 4주를 받았다. 반면 기존 비례방식으로만 공모가 진행된 모바일게임업체 모비릭스의 경우 경쟁률이 1662대1에 달해 1190만원(1700주 청약증거금) 가량을 넣어야 1주를 받을 수 있었다.

소액 투자자들은 마이너스 통장 등 대출의 필요성이 작아졌다며 제도 변경을 반겼다. 공모주 청약증거금은 2~4일 뒤 환불받기 때문에 ‘조막손’들은 곧바로 상환할 수 있어 이자부담이 적은 마이너스 대출을 주로 활용해왔다. 반면 균등배정을 하나라도 더 받기위해 가족이나 친지 명의의 신규계좌 개설이 늘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 대형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11월 제도개편 발표 이후 새로 튼 계좌가 60만개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차명거래나 증여세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또 청약건수가 늘어 개인배정분을 넘어설 경우 1주 배정을 놓고 추첨을 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배정방식의 이원화에 맞춰 주관사들이 청약건수나 실질경쟁률을 실시간으로 공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현재 나오는 단순경쟁률만으로는 청약금액 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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