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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바이든 정부, 러시아에 ‘핵무기 감축협정 5년 연장’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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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찬성 입장… 조만간 합의 이를 듯

美정부 해킹 의혹 관해선 “러 배후설 조사”

세계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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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가 러시아에 장거리 핵미사일 배치를 서로 동결하는 내용을 담은 신전략무기 감축 협정(뉴스타트·New START)을 5년 연장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뉴스타트는 지난 2010년 버락 오바마 정부가 러시아와 체결한 협정으로 양국의 핵탄두 수를 1550기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협정은 오는 2월 5일 종료될 예정이다. 러시아도 미국이 동의하면 이 협정을 5년 더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었기 때문에 양국이 곧 협정 연장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임 정부에서 이뤄진 러시아의 미국 국무부 등 주요 정부 기관 해킹 사건 등으로 양국이 대립하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해킹 사건의 배후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정보기관에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2020년 대선 개입 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극물을 이용한 암살 시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살해에 러시아가 현상금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의 조사를 지시했다고 사키 대변인이 밝혔다.

미·러 간 대립 속에서도 양국이 핵무기 동결을 위한 뉴스타트 연장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 협정이 유지돼야 양국이 서로 상대국의 핵무기 개발 현황을 지속해서 검증하고,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협정이 종료되면 핵잠수함과 폭격기, 미사일을 무제한 배치할 수 있어 양국 간 핵 군비경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

뉴스타트는 1991년 7월 미국과 옛 소련이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MB) 등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스타트·START)의 뒤를 이은 것으로 현재 양국이 맺은 유일한 핵무기 감축 협정으로 남아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핵무기 개발 경쟁을 피하려고 중거리핵전력(INF) 조약도 체결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8월에 러시아가 이 협정을 준수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폐기했다.

미국은 뉴스타트의 연장을 위해 러시아와 협상하면서 단거리 및 전술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핵무기의 감축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WSJ이 전했다. 러시아가 최근에 중·단거리 핵미사일 전력을 강화하고 있어 양국이 뉴스타트 연장에만 합의하면 핵무기 동결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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