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5 (화)

불안한 동학개미 '삼천피 붕괴' 공포에 1조 던졌다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3일만에 반등한 코스피 ◆

매일경제

19일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가 전날보다 2.61% 오른 3092.66에 장을 마감한 가운데 서울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시세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스피가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의 '쌍끌이 매수'에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난 15일부터 2거래일 연속으로 매일 2% 넘게 빠졌다. 금융투자업계는 코스피가 3000 아래로 떨어지면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19일 반등으로 한숨을 돌렸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61% 올라 3092.66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이날 4100억원, 기관이 5940억원 순매수하면서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3거래일, 기관은 8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200 선물시장(미니선물 포함)에서도 3736억원어치 순매수해 주목을 끌었다. 그만큼 코스피가 앞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외국인이 코스피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모두 '사자'에 나서면서 '삼천피(코스피 3000)' 붕괴를 막아내는 데 일조했다. 반면 한국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던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1조254억원어치를 팔면서 7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코스피가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개인이 대거 매도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며칠 동안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던 반도체·철강·자동차 등 대형주가 19일에는 모처럼 상승세를 주도했다"면서 "개인 매수세가 약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 상승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형주는 코스피 반등을 모처럼 견인해 주목을 끌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가운데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셀트리온, KB금융, 신풍제약, 더존비즈온, 대웅 등 5개뿐이었다. 이들은 코로나19 치료제 등과 같은 이슈로 최근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에 조정이 발생할 수 있는 종목이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모두 주가가 오르거나 보합을 유지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장 주목을 끈 분야는 반도체와 전기차, 2차전지(배터리) 관련주였다. 당분간 한국 증시 향방이 대형 기술주에 달렸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연기금은 이날 3923억원 순매도에 나섰는데 삼성전자만 2076억원어치 팔았다. 삼성전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이 대량으로 매도했지만 삼성전자는 이날 2.35% 올라 8만7000원을 기록했다. 기관 가운데 금융투자(증권사)가 2900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연기금 매도 물량을 받아줬고 외국인 또한 816억원어치 순매수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개인은 그간 꾸준히 지수를 받쳐왔지만 정부가 신용대출 축소에 나서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관련주는 이날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는데 현대차 주가는 8.51%, 기아는 16.64% 급등했다. 이날 기아차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애플카 생산을 담당할 수 있다는 소식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주가도 이날 급등했는데 LG화학(3.42%), 삼성SDI(3.68%), SK이노베이션(6.93%) 등이 급등해 주목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부활과 신용대출 축소에 따라 당분간 변동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올해 들어 코스피를 급등세로 이끈 개인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이슈가 불거지면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개인이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를 1735억원어치 순매도했는데,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정구속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코스피가 조정을 거쳤던 것"이라며 "미국 실물경제 지표가 아직 심리 개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발 빠르게 금리 인상을 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당분간 코스피가 횡보를 거듭할 수 있지만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는 여전히 전망이 밝다"면서 "국내 기업들 이익 상승 속도가 중국, 인도, 대만 등과 같은 신흥국보다 빠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규식 기자 /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